총선전 막판 젊은 유권자층에 ‘총선 불감증’이 급속히 확산, 투표율 비상이 걸렸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투표율이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자 선거관리위원회와 시민단체들은 ‘20,30대 유권자의 투표참여’를 호소하며 막바지 가두캠페인과 홍보전에 돌입했다.12일 본보 설문조사 결과, 투표참여 응답률은 73%. 통상 투표율은 이보다 10~20%포인트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는 60%에도 못미칠 전망이다. 특히 20대의 참여응답률은 49%에 불과, 철저한 선거무관심증을 드러냈다.
투표 당일 가족나들이나 야유회를 떠나거나 도서관에 가겠다는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이 상당수에 달했고 정치무용론을 내세우며 투표참여를 거부하는 ‘정치불신파’도 많았다.
대도시 근교 행락지와 콘도는 1~2주일전부터 예약이 쇄도,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며 12일 오후와 13일 제주도행 항공권도 이미 동이 났다. 서울 부근 골프장들도 부킹이 끝난지 오래.
직장인 최모(25·여)씨는 “선거에는 관심이 없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나들이도 가고 오후엔 영화도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32)씨는 “투표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느냐. 정치인들 얼굴보면 짜증만 난다”며 “13일 아침 일찍 지방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뵐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간고사 기간에 들어간 대학가도 총선에 냉담하기는 마찬가지. E대 김모(24·여)씨는 “도서관에 자리를 잡으려면 아침일찍 나가야 하는데 투표는 당연히 못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모(21)씨는 “처음으로 투표권이 생겼지만 투표하기가 귀찮아 공부나 할 생각”이며 “자기지역에 누가 출마했는지도 모르는 친구들도 태반”이라고 설명했다.
선거무관심이 심각하자 총선시민연대는 이날 “가족들과 투표한 후 나들이를 떠나자”며 유권자 행동지침을 발표했다.
또 YMCA소속 청년유권자연대는 홈페이지에 등록된 대학생들에게 ‘12-13일에는 MT일정을 잡지 말자’는 E-메일을 보냈다.
중앙선관위는 정부기관과 각종단체에 ‘투표참여를 권장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서울 종로구는 기업체들에 선거참여 구내방송을 내보낼 것을 요청했다. 대학교수 800여명은 11일 대학생의 정치참여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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