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헌초교 가정통신문 '말썽'서울시내 한 초등학교가 과밀학급 해소를 이유로 학생들에게 무더기 전학을 종용해 학부모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서울 관악구 봉천7동 인헌초등학교는 이번주 초 전체 재학생 2,200여명 가운데 2학년 76명, 3·5학년 61명, 6학년 57명 등 학생 320명의 가정에 “교실사정이 좋지 않으니 15-25일 자진전학을 해달라”는 내용의 통신문을 보냈다.
특히 통신문에는 ‘전학을 가지 않을 경우 별도조치를 취하겠다’는 점을 강조, 학생과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통신문을 받은 6학년생 학부모 김모(38·여)씨는 “5년을 넘게 다닌 학교를 갑자기 옮기라니 말이 되느냐”면서 “학생수가 많다면 1학년 입학생부터 연차적으로 조절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1학년 학부모 김모(33·여)씨도 “입학 전에 미리 고지를 했어야 하지 않느냐”며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교육행정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집과 가장 가까워 이 학교로 보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면서 “사당쪽으로 전학할 경우 도보 통학도 못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학교 관계자는 “전학 대상자는 봉천 7, 11동 등에 거주하는 학생들로 이들의 원래 학구는 원당·사당·행림·봉천초등학교”라면서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 학교 김덕배(金德培)교장은 “교실 사정이 여의치 않고 학생들을 자기 거주지로 돌려 보내는 것이 교육환경상 더 나을것 같아 취한 조치”라며 “강제로 시행하겠다고 밝힌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관할 동작교육청 관계자는 “이 지역은 재개발이 곳곳에서 벌어져 일부 학교에서 과밀학급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학교측에서 다소 무리한 추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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