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재계의 총본산’ 게이단렌(經團連)과 노조대책을 주로 맡아온 ‘재계의 노무부’ 닛케이렌(日經連)이 통합을 계획하고 있다고 도쿄(東京)신문이 11일 보도했다. 게이단렌은 한국의 전경련, 닛케이렌은 경총과 같은 조직이다.이 신문은 재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 두 단체가 이미 여러 차례의 대표자회담을 가진 결과 게이단렌의 이마이 다카시(今井敬)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2002년 5월께를 목표로 한 통합 원칙에 잠정적으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두 단체는 올 여름 재계 각 단체의 세미나에서 문제를 제기, 회원사의 의견을 모아 2002년 봄에는 최종 결론을 낸 후 조직형태를 정해 나갈 방침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같은 통합 구상은 경제구조의 급변으로 경제단체의 재편·구조 조정을 요구하는 소리가 재계 내외에서 높아진 가운데 장기 불황으로 기업이 경제단체 운영에 필요한 자금·인원 제공에 부담을 느끼게 된 것이 직접적인 배경이다.
1997년 여름 “하나가 되는 것이 좋다”는 당시 도요타 쇼이치로(豊田章一郞) 게이단렌 회장의 발언이 논의의 물꼬를 텄으나 흡수 통합을 우려한 닛케이렌의 반대로 적절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정부와 기업이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마당에 경제단체만 현상을 유지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여론이 커진데다 기업의 합병과 도산, 경영부진 등으로 인원·회비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통합론이 다시 힘을 얻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두 단체의 업무가 겹치게 된 것도 통합 구상을 급부상시켰다. 전국적으로 노조조직률이 떨어지고 춘투가 유명무실해져 닛케이렌의 고유업무인 ‘노조 대책’의 의미가 크게 희석됐기 때문이다.
이런 요인에 따른 두 단체의 통합은 2차대전후 일본경제의 성장을 떠받쳐온 ‘경제 4단체 체제’의 종언과 동시에 재계의 신체제를 예고하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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