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정상회담 6월 평양서 연다

金대통령 12-14일 訪北…'평양선언'채택 가능성분단 사상 처음으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6월 중순 평양에서 열린다.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과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은 10일 오전 정부 중앙청사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6월12일부터 14일까지 평양을 방문,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갖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 장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청으로 이뤄지는 평양 방문에서는 김대중대통령과 김국방위원장 사이에 역사적인 상봉이 있게 된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은 평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이른바 ‘평양선언’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상회담이 이루어지기 전에 남북 실무접촉을 통해 대북비료지원과 남북 이산가족 상봉문제가 일괄 타결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주중에 판문점 직통전화를 통해 정상회담 준비접촉을 위한 절차, 협상 수준, 협상당국자 등을 정하기 위한 논의를 공식 요구할 예정이다.

북한도 이날 오전 10시 중앙·평양방송과 중앙텔레비전 방송의 ‘특별 중대방송’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김대통령이 금년 2000년 6월12일부터 14일까지 평양을 방문, ‘북남 최고위급회담’을 갖게 된다”고 발표했다.

북한 방송은 이와 함께 지난 8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과 송호경(宋浩景) 조선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사이에 채택된 남북 합의서를 공개했다.

이날 회견에서 박통일장관은 “지난 3월17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남북 당국간 첫 접촉을 가진 이래 베이징(北京)에서 수 차례 비공개 협의를 가진 결과 4월8일 우리측 박지원 장관과 북측 아·태평화위 송호경 부위원장 사이에 최종적으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히고 “쌍방은 가까운 4월 중에 절차문제 협의를 위한 준비접촉을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통일장관은 또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간 협력 및 민족의 장래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냉전질서를 종식시키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나가는 출발점이 됨으로써 분단사에 획을 그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문화장관은 “정상회담 의제는 비밀접촉에서 논의가 됐지만 합의되지 않아 준비접촉에서 논의하기로 했다”면서 “이산가족 문제 등 인도주의적 사안과 경제협력, 그리고 세계평화를 위해 협력할 문제 등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문화장관은 또 “다음 정상회담 문제는 두 정상이 만나서 논의할 사안”이라며 “7·4 공동성명에서 이미 합의한 정신을 지킬 것”이라고 밝혀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서울방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날 오후 박통일장관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범정부적 준비는 물론 실무접촉에 대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