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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디지털/테헤란로의 '길거리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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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디지털/테헤란로의 '길거리 마케팅'

입력
2000.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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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는 정보통신 관련 기업들이 자리를 많이 잡은데다 신생 벤처기업들도 이 일대로 몰리고 있어서 최근 디지털 시대의 대표 거리로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벤처들이 이곳에 많이 모여 있기 때문에 거리를 지나다가 ‘com’이나 ‘co.kr’의 인터넷 주소를 간판이나 건물에 내건 현수막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곳도 이 곳이다.그러나 보니 많은 기업들이 이 지역을 주요 마케팅 대상 지역으로 잡고 활발한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 지역에서 호응을 얻는다면 디지털 세대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인지 인터넷 관련기업이 아닌 일반 업체들도 이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테헤란로 사람들은 가끔 뜻하지 않은 행운을 얻는 경우가 있다.

며칠전에는 지하철에서 내려 사무실로 향하던 시민들은 조그만 선인장 화분을 하나씩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선인장이 담긴 종이컵에는 웹사이트의 주소가 적혀있었고 추첨을 통해 경품을 받을 수 있는 행운번호도 하나씩 포함되어 있었다.

이 업체는 테헤란로 일대를 중심으로 10만개의 선인장 화분을 뿌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테헤란로 일대의 사무실에서는 조그만 노란 컵에 담긴 선인장 화분을 책상 위에 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일주일 전에는 면도기를 만드는 모 기업에서 테헤란로 지역의 주요 기업 정문앞에서 간단한 설문 조사를 한다며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면도기를 선물하고 갔다. 그래서 이 동네는 같은 면도기를 쓰는 사람들이 많다.

이밖에도 얼마전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선전 문구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모 여성포탈사업체의 광고문안도 테헤란로 도로 가운데에 꽤 오랬동안 걸려 있었다. 물론 가끔은 인터넷과는 관계없이 부근 유흥업소에서 나누어주는 미니 담배갑까지 포함하면 이런 길거리 마케팅 횟수는 더 많아진다.

그러다 보니 사실 출근길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무언가 손에 많이 들고 다니는 걸 보면 어디서 또 무슨 선물을 나누어 주는 것은 아닌지하는 생각으로 주위를 두리번 거리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런 일들이 테헤란로 일대에서는 종종 일어나게 될 것 같다.

주 고객층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인 인터넷 사업인 경우 이 지역 만큼 빠른 입소문을 낼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 홍보와 함께 직접 고객을 만나고 싶어하는 인터넷 기업이 늘어날수록 테헤란로의 출근길은 앞으로도 흥미있는 길이 될 듯 하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 한가지는 지하철역 부근에서 나누어 주는 것들에는 조금은 성격이 다른 외국어 학원 안내나 사채업자의 명함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빠른 시간내에 판단을 잘 해서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판단 기준은 몇번의 시행착오만 거치면 쉽게 세울 수 있다.

/류지창 천리안 인터넷 방송국장 harp@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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