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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기민당 메르켈호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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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기민당 메르켈호 출범

입력
2000.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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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기민당(CDU)이 새롭게 탄생한다.기민당은 9, 10일 에센에서 당대회를 열고 안겔라 메르켈(45)을 신임총재로 선출, 독일 통일의 영웅였지만 부정·부패로 퇴진한 헬무트 콜 전 총리의 기민당 시대를 공식적으로 마감한다.

기민_기사당 연합의 프리드리히 메르츠(44) 신임 원내총무와 이날 당대회서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루프레히트 폴렌츠(53), 올리히 카르텔리에리(62) 신임당재정위원장 등이 메르켈 신임 총재와 함께 새로운 기민당을 이끌어 나가게된다. 이로써 18년간 총리를 지낸 콜 전 총리와 1989년 내무장관을 맡아 실질적으로 통일과정 전체를 주도했던 볼프강 쇼이블레로 대표됐던 기민당은 환골탈태하게 된다.

창당이후 55년만에 첫 여성총재로 선출된 메르켈은 동독출신으로 콜의 비자금 스캔들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제일 먼저 당 내부개혁과 콜의 당 명예총재직 사임을 요구한 세대교체의 주역이다. 1989년 구동독 총리실 부대변인으로 정계에 첫발을 내딛은 후 1990년대 가정담당 장관, 환경부 장관으로 콜 내각에 참여했던 메르켈은 1998년 당의 총선 패배후 사무총장으로 임명돼 기민당을 이끌어왔다.

법률가 출신인 메르츠 원내 총무는 기민당 신진세력을 대표하는 인물로 1989년 독일내 최연소 유럽의회 의원으로 당선됐으며 1994년 하원에 진출했다. 폴렌츠 사무총장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 메르켈 총재와 마찬가지로 이민 등의 사회문제에 대해 자유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외교정책 분야의 전문가로 1994년부터 의원으로 활동해왔다.

기민당은 이날 당대회서 새로운 지도부 구축과 함께 무엇보다 당 재정을 투명하게 할 조치를 마련, 비자금 스캔들로 얼룩진 당 이미지를 쇄신한다. 콜 시대의 기민당은 지금까지 당 집행위원회의 동의없이 정치자금이 운영돼 왔다. 그 결과 기민당은 회계장부 허위기재 혐의로 의회로부터 4,130만 마르크의 벌금을 부과받았을 뿐 아니라 현재 1억마르크(564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기민당은 또 이번 당대회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의 사민당 정부와 차별화하는 전략과 함께 국민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기민당은 이민정책과 연금개혁 등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보수정당이지만 사회복지국가를 지지했던 기민당이 메르켈호의 출범으로 중도정당으로 갈지 보수우익으로 향할지는 불확실하다.

새 지도부를 출범한 기민당의 첫 시험 무대는 5월 실시될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주의회 선거가 될 것이다. ‘독일의 대처’로 불리는 메르켈이 5월 선거에서 승리, 기민당을 기사회생시킬지 부목된다. 기민당은 2월 승리가 예상됐던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주의회 선거에서 콜 비자금 스캔들이 터져나오면서 참패한 바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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