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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파문/'황사' 구제역 주범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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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파문/'황사' 구제역 주범 맞나

입력
2000.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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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와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감염경로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방역당국은 150㎞나 떨어진 파주와 홍성에서 질병이 동시에 발생한데다, 두 지역 모두 서해안에서 가깝다는 점에서 황사(黃砂)를 통한 공기 전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그러나 방역당국의 이같은 추정에 대해 국립환경연구원이 3일 “황사에 의한 전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햇빛을 쬐면 금방 죽기 때문에 황사를 타고 서해를 건너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감염 경로가 무엇이냐 하는 것은 질병의 추가 확산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황사가 원인이었다면 지난 3월에 전국적으로 짙은 황사가 발생했으니, 구제역이 전국에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감염경로, 예를 들어 중국이나 동남아 등 구제역 발생지역 여행자나 수입육류, 사료 등에 묻어 왔을 경우에는 확산 가능한 범위가 훨씬 좁아질 수 있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아직까지 몇가지 가능성을 놓고 추정하고 있을 뿐 확실한 것은 아니다”면서 “황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김옥경(金玉經)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은 “81년에 구제역이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250㎞의 도버해협을 건너서 전염된 적이 있다”며 “바람이 한쪽 방향으로 일정하게 불고, 저온에 햇빛이 가려지고, 산 등 장애물이 존재하지 않으면 먼 거리도 얼마든지 전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3월에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집중된 황사를 타고 서해를 건너 서해안으로 전파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그러나 다른 감염경로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우선 파주의 경우 지난 1월8일 주민 38명이 중국에, 1월13일에는 30명이 태국에 여행하고 돌아온 사실을 확인, 이들을 통해 구제역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을 조사중이다.

건국대 수의학과 김순재(金順在)명예교수는 “비무장지대 야생동물을 통해 전염됐거나, 해외 여행객들이 보따리에 넣어 오는 육류 등을 통해 감염됐을 수도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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