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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엿보기/선수회주역 강병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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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엿보기/선수회주역 강병규 유감

입력
2000.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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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우내 스토브리그를 달군 사안은 선수회문제였다. 정부의 중재로 가까스로 타협점을 찾아 올 프로야구가 파행을 면하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5일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개운치 않은 소식이 들린다. 선수회파동의 주역중 한명인 강병규(SK)와 관련된 얘기다.

두산에서 신생팀 SK로 이적한 강병규는 최근 연봉 200%인상과 CF출연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선수회문제때문에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해 하와이에서 재활훈련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줄 것을 요청했단다. 선수로서 충분히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를 좀더 깊숙이 들여다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강병규는 요구사항을 말하면서 강병철 SK감독에게 도가 지나친 행동을 했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올시즌 운동하기 힘들다는 발언을 했다는 게 주위 사람들의 전언이다. 프로야구선수는 그라운드에 나서는 것이 첫째다.

좋든 싫든 운동장에서 실력으로 보여준후 합당한 대우를 요구하는 게 순리다. 그럼에도 강병규는 앞뒤가 뒤바뀐 행동을 했다. 얼마전 LG에서 해태로 트레이드된 손혁이 해태행을 거부했다. 구단에 배신감을 토로한 손혁은 은퇴를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그의 행동을 칭찬하는 야구인은 없다. 트레이드를 거부하는 선수는 프로의 자격이 없다는 지적이다.

물론 강병규와 손혁은 처지가 다르다. 하지만 두 선수가 보여준 태도는 프로답지 못하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사실 강병규는 선수회가 구단들로부터 인정을 받기까지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그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그러나 이제 강병규가 돌아갈 자리는 선수회가 아니라 그라운드다. 강병규는 3일 강병철감독을 찾아가 잘못을 사죄하고 팀에 합류하겠다고 밝힌 것은 사필귀정이다.

침제의 늪에 빠져 있던 프로야구는 지난 시즌 이승엽의 홈런신드롬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야구의 내로라하는 선수회파동의 주역들이 개막전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선수회주역들이 하루빨리 그라운드에서 그들을 사랑하는 야구팬들에게 진면목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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