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석유 부국 브루나이에 바람잘 날이 없다.국가를 상대로 월 생활비 50만 달러(5억5,000만원)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낼 정도로 망나니인 제프리 볼키아(46·사진)왕자 때문이다. 아산 알 볼키아 국왕의 막내 동생인 그는 자신과 4명의 처, 35명의 자녀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그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고 주장, 법원은 결국 지난달 14일 30만 달러를 지급토록 결정했다.
18개월간의 해외유랑을 마치고 1월에 귀국한 그는 현재 적수공권(赤手空拳)인 상태다. 2월 국가자금 유용혐의로 기소당했을 뿐 아니라 60여개 해외 사업체 등 그의 모든 자산이 볼키아 국왕에 의해 압류됐다.
제프리 왕자는 영국 런던의 도체스터 호텔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벨 아이르 호텔, 뉴욕의 팰리스 호텔, 프랑스 파리의 플라자 아테네 호텔 등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볼키아 국왕이 동생을 꽁꽁 묶어두는 이유는 그가 국가에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끼쳤기 때문이다. 1998년 그가 경영하던 투자 건설회사 아메데오가 160억달러의 손실을 입고 파산, 아시아 경제위기로 영향을 받던 브루나이 재정에 큰 타격을 주었다. 또 당시 재무장관과 브루나이 투자청장을 겸하던 그는 400억달러를 횡령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1998년 7월 모든 공직에서 겨나 영국으로 떠나야 했다. 세계 최고 부자였던 볼키아왕은 동생 때문에 자산이 감소, 2000년에는 아시아에서만 3위로 추락했다.
제프리왕자는 엽색행각으로도 유명하다. 1998년 2월 런던의 도체스터 호텔에서 한꺼번에 40명의 매춘부를 불러 친구들과 함게 즐겼을 뿐 아니라 매춘부를 위해 3,400만달러 짜리 저택을 매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국가인 브루나이는 경제의 80%를 석유수출에 의존하고 있고 모든 국민이 무상으로 교육과 의료서비스를 받으며 소득세도 없다.
수도 반다르세피 베가완에서는 주민 반수 이상이 국왕 소유인 주택에서 무료로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1994년부터 지속된 예산적자와 자원고갈, 산업기반의 미비로 풍요롭던브루나이 경제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