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에서 스타로’. 평생 한 번밖에 기회가 오지 않는 신인상은 누구나 꿈꾸는 가장 기분 좋은 상이다. TV 드라마·코미디 부문 신인연기상을 받은 채림, 안재모, 윤태영, 김영철. 지난 한 해는 이들에게 전환점이자 또다른 출발점이었다. 아역 탤런트 출신인 채림은 MBC ‘사랑해 당신을’, SBS ‘카이스트’에서 중성적 매력을 뽐내며 성인 연기자로 우뚝 솟았다. 안재모는 올 1월 투입된 KBS ‘왕과 비’에서 연산군 역을 맡아 불과 3개월 만에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배우로 거듭났다.지난해초 인기리에 방송된 MBC ‘왕초’의 ‘맨발’ 윤태영은 사오정식 대사와 코믹한 연기로 화제를 뿌렸다. ‘미안합니다’ 한마디로 개그계 혜성으로 떠오른 김영철. 눈 떠 보니 세상이 바뀌었다고 할 만큼, 지난해 3월 데뷔한 이래 눈부신 한 해를 보냈다.
연극배우 방주란(31)과 박해일(25). 두 사람 모두 일탈자를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방주란은 극단 미연의 ‘사랑을 주세요’에서 인식 능력이 어린이단계에서 멈춘 35세의 정신지체 장애인을, 박해일은 극단 동숭무대의 ‘청춘예찬’에서 불량 소년을 연기했다. 경력 9년째의 방주란은 서울시립뮤지컬단, 극단 신시에서 배우의 꿈을 키웠다.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는 타고난 연기자. 박해일은 반항기 가득한 청춘을 소화해 내는 데 제격이다.
‘다시 돌아가고 싶어’. 설경구(32)가 아니었다면, 영화 ‘박하사탕’(감독 이창동)의 맛은 어땠을까. 20대 순수한 영호에서, 고문 경관으로, 풍비박산난 실패한 사업가인 40대 김사장으로, 그는 한 영화에서 참으로 많은 인생을 살았다. 확실한 것은 그의 폭발적 연기로 ‘박하사탕’의 맛은 더 진해졌다는 것이다. 한양대 연극학과를 졸업한 후 1993년 ‘지하철 1호선’을 비롯, 연극무대에서 활동했다. 강제규필름이 제작하는 ‘단적비연수’ 촬영중.
‘여고괴담’1편이 김규리와 박진희를 스타덤에 올렸다면 ‘여고괴담 두번재 이야기’(감독 김태용 민규동)는 박예진(19), 이영진(20), 김민선(21) 셋을 N세대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피를 절제한 호러물에서 세 주인공은 죽음에 대한 공포와 동성애와 우정의 경게에 선 묘한 감정의 교감을 표현해냈다.
/ 장병욱·박은주·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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