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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서울大의 대중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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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서울大의 대중음악

입력
2000.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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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시대에 살았다면 좋았으리라고 생각합니까?" 19세기 유럽 사교계 살롱에서는 귀부인과 시인이 이런 질문을 주고받는 것이 관습이었다고 한다.스페인의 철학자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명저 '대중의 반역'의 한 대목이다. 이런 질문으로 사람들은 당대의 문화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세트와 니체, 토크빌 등 유럽의 엘리트들은 대부분 20세기 중에 문화가 황폐화하지 않을까를 우려했다. 이런 입장을 이론적으로 정리한 그룹이 뒷날 프랑크푸르트 학파다.

■ 이들은 '어떻게 나치정권이 노동자로부터 그렇게 대중적 지지를 받게 되었는가'하는 문제를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하나의 결론은 대중문화 속의 개인은 조직화한 존재가 아니라 원자화한 개인이기 때문에, 파시즘 같은 비합리적인 이데올로기에 쉽게 넘어간다는 것이다. 이들 중 아도르노와 프롬, 마르쿠제 등의저서는 80년대 중반까지 우리 독서시장에서 많은 호응을 얻었다.

그후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쪽 '대중문화론'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 문화적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대중문화는 각 계층이 즐기는 취향문화라는 것이다. 또한 대중문화는 고급문화에도 많은 긍정적 영향을 마치고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90년대 들어 우리 대중문화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서점에서도 미국학자의 저서나 그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책들이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책들을 밀어내고 있다.

또 대학에 만화과가 생긴 지는 오래됐고, 97년에는 실기교육 중심으로 전문인을 양성하는 대중음악대학도 문을 열었다.

■ 마침내 보수적 학풍을 경지해 온 서울대 음대에도 내년부터 대중음악 강좌가 개설된다고 한다. 루이 암스트롱 등의 음악세계를 가르치는 '재즈입문' 과목이 생겨나고, '영화음악의 이론과 실제'도 신설된다.

전지구적인 문화의 '퓨전현상'은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구별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중요한 점은 두 문화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며, 이미 생활에 깊이 침투해 있는 대중문화의 질과 수준을 높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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