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왼쪽 간(肝·좌엽)을 각각 떼어내 한 환자에게 이식하는 생체부분 간이식수술이 세계에서 처음 성공했다.서울중앙병원 일반외과 이승규(李承奎·52·사진)교수는 지난 21일 말기 간경화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던 김모(48)씨에게 친동생(38)과 딸(20)의 좌엽을 떼어내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30일 밝혔다.
이교수는 동생에게서 떼어낸 간 좌엽을 김씨의 왼쪽에, 딸의 좌엽은 오른쪽 간이 있던 자리에 180도로 뒤집어 이식해 우엽의 역할을 하도록 했다.
보통 기증자 간의 우엽과 좌엽의 크기가 6대4 정도이고 수혜자가 필요로 하는 크기이면 별 문제가 없지만, 김씨의 동생과 딸 모두 우엽과 좌엽이 7대3의 비율이어서 한 사람의 간만으로는 이식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교수는 “김씨는 자기 체중의 1%인 760㎚ 정도의 간을 이식받아야 하는데 동생과 딸 모두 이 정도 크기의 한쪽 간을 기증할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아 생명에 지장이 없는 왼쪽 간을 각각 떼어냈다”고 설명했다.
동생의 경우 최소 800㎚이상의 간이 있어야 생존이 가능하지만, 우엽이 960㎚, 좌엽이 400㎚이어서 우엽을 떼어주면 자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