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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돼 장애아 돌보는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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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돼 장애아 돌보는게 꿈

입력
2000.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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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왕신여중고 이경덕씨“다 늙은 사람이 어린 여고생들과 어울리다 보니 꿈 많은 소녀 시절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이겸덕(李謙德·50·전북 정읍시 신태인읍)씨는 손주가 3명이나 되는 할머니지만 신태인읍 왕신여종고 1학년 6반에 다니는 꿈 많은 여고생이기도 하다.

초등학교만 졸업한 이씨는 지난해 7월 고입검정고시에 합격해 이달초 학교에 입학했다. 대학에 들어가 간호사나 약사가 되면 자신과 남편 강귀년(姜貴年·53)목사가 함께 운영하는 ‘사랑의 집’의 지체부자유아 식구 70명을 제대로 돌보아 줄 수 있을 것같아서였다.

그는 16세 급우들과 마찬가지로 교복을 입고 등교한다. 교복 대신 개량한복을 입어도 좋다는 학교측의 특별배려가 있었지만 사양했다. 학교에서 그의 호칭은 ‘왕언니’. ‘아줌마’나 ‘할머니’로 불리는 것보다 급우들과 더욱 가까와지는 느낌이다. 집에 돌아오면 지체부자유아들과 4년전 입양한 어린 아이를 돌보느라 눈 코 뜰 새가 없지만 그래도 교과서를 한자라도 더 보려고 애를 쓴다.

담임선생님인 배선애(裵善愛·38·수학)씨는 “처음에는 어머니같아 어떻게 대접해야할지 난감했는데 이제는 자연스런 사제관계로 생활하고 있다”며 “한달동안 한번도 지각이 없고 아침 자율학습에 빠지지 않는 등 제일 앞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그를 칭찬했다.

“잘 대해주는 선생님과 급우들이 고맙다”는 이씨는 “졸업할 때는 꼭 우등상과 개근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정읍=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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