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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흔들던 '타이거펀드' 페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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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흔들던 '타이거펀드' 페쇄위기

입력
2000.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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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22.5% 투자 손실, 투자자 대거 이탈아시아 시장을 뒤흔들던 세계적 헤지펀드인 타이거 매니지먼트가 투자손실과 자본 이탈로 펀드를 페쇄할 것이라고 미국의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

경제 전문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들은 이날 타이거 매니지먼트가 재규어펀드 등을 처분하고 있으며 31일 펀드 폐쇄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BC 방송은 타이거가 보유한 펀드를 전면 폐쇄할지 아니면 남은 자산으로 새로운 펀드를 창설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타이거측은 이와 관련 “소문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며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헤지펀드업계의 살아있는 신화로 불리는 줄리안 로버트슨(67)이 설립한 타이거 매니지먼트는 타이거펀드 재규어펀드 등 6개 헤지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타이거의 자산규모는 1998년 8월 220억달러에 달했으나 18개월만에 160억달러가 감소, 현재 60억달러 정도로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에 이어 세계 2번째 규모다.

타이거 매니지먼트가 페쇄위기로 내몰린 것은 무엇보다 잇따른 투자손실과 이로 인한 대규모 투자자 이탈에 기인한다.

타이거가 1998년 8월 대량 매입한 항공그룹 유에스에어의 주가는 지난 12개월동안 48.85%나 폭락했다. 이과정에서 투자자들은 타이거 매니지먼트에서 50억달러의 자산을 빼갔다. 이어 1998년 10월에는 엔화 환율을 잘못 예측, 하룻만에 20억달러를 날리며 투자자들의 탈출이 이어졌다.

타이거 매니지먼트의 대표격인 재규어펀드는 올 들어서만 13.8%의 손실을 보고 있다. 로버트슨은 2월 “펀드의 나쁜 실적을 잘알고 있으며 어렵겠지만 고통을 분담하며 함께 가자”고 투자자들에게 편지를 보냈으나 펀드 폐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슨이 1980년 800만달러로 창설한 타이거 매니지먼트는 저평가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교과서적 방법으로 그동안 연평균 26%의 높은 수익률을 올려왔다. 그러나 지난해만 22.5%의 손실을 낸 타이거 매니지먼트는 첨단기술주에 투자해 32%의 수익률을 올린 소로스의 퀀텀펀드와 극명한 대조를 보이며 자리 바꿈을 했다. 타이거펀드는 지난해 8월 한국 SK텔레콤의 79만주를 1조원에 매각한 바 있다.

한편 세계적으로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미 하원은 19일 과다하게 위험에 노출되는 헤지펀드는 투자자에 대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헤지펀드공개법’을 통과시켰다. 하원은 “대규모 헤지펀드의 파산이 몰고올 시장의 붕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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