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테니스 흑색돌풍 비너스·세라나 딴길 모색‘윌리엄스가(家)’의 1년 천하.
여자테니스계에 흑색돌풍을 일으켰던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 자매가 테니스명가 구축의 꿈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접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세레나가 US오픈 우승컵을 차지하자 “윌리엄스 가문이 전세계를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장담하던 이들 자매의 아버지 리처드 윌리엄스는 29일(한국시간) “비너스가 심각하게 은퇴를 고려중이며 가능성은 70%이상”이라고 밝혔다.
은퇴라는 말을 꺼내기에는 아직 이른 19세, 하지만 자매가운데 언니인 비너스는 이미 은퇴설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11월 체이스챔피언십 준결승전으로 99년시즌을 마감한 후 올해에는 양쪽 팔목부상을 이유로 복귀전을 3차례나 미루는 등 여자테니스협회(WTA)투어에 전혀 참가하지 못했기 때문.
리처드 윌리엄스는 “비너스는 충분히 많은 돈을 벌었다. 이제는 테니스를 그만두고 학업에 전념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리처드는 올시즌 신통치못한 출발을 보인 세레나에게도 똑같은 충고를 해주었다고 덧붙였다. 3년후 푸마와의 스폰서계약이 끝나는대로 세레나 역시 은퇴하라는 것.
한창 오름세를 타던 US오픈챔피언 세레나는 28일 2000에릭슨오픈 4회전서 제니퍼 캐프리애티(미국)에 패하며 중도에 탈락했고 이미 호주오픈과 마스터스시리즈서도 8강진출에 실패,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비너스가 상금으로만 460만달러 가까이 벌어들이는 등 광고수입까지 더하면 윌리엄스자매는 이미 백만장자의 수준을 넘어섰다.
전형적인 흑인 빈민가출신으로서 윌리엄스자매를 뛰어난 스포츠우먼으로 키워낸 리처드는 지금껏 벌어들인 부를 지키기 위해 “테니스를 그만두고 머리를 써라”고 딸들에게 충고하고, 각각 패션디자인과 미술을 전공하는 비너스와 세레나도 “인생에는 테니스보다도 소중한 것이 많다”며 테니스가 아닌 다른 전문직에서 본격적으로 인생을 걸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사진
99년 US오픈 복식서 함께 조를 이뤄 경기를 펼치는 비너스(오른쪽)-세레나 윌리엄스 자매. 윌리엄스자매는 이 대회서 복식 우승을 차지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