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주택은행에서만 독점적으로 판매해오던 주택청약상품을 27일부터 전 은행이 일제히 판매하면서 기존 상품 가입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각 은행이 경쟁적으로 높은 금리와 다양한 부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기존 가입자들은 전혀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2월말 현재 기존 주택은행 주택청약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청약예금 69만여명, 청약부금 66만여명으로 모두 135만여명에 달한다. 가입금액 규모로는 총 4조6,000여억원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각 은행들이 청약예금의 경우 연 8.0-8.5%, 청약부금은 9.0-9.5%의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는데 비해 이보다 최소 1.0%포인트에서 많게는 2.0%포인트까지 낮은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실정.
게다가 이들은 마이너스 대출, 경품 등 각종 부가서비스 혜택도 전혀 받지 못해 은행측에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이에 따라 기존 가입자들이 가입기간을 그대로 적용받아 타은행으로 계약을 이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시중은행 마케팅 담당자는 “그동안 주택청약상품은 주택은행이 독점적으로 취급했기 때문에 고객들이 선택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주거래은행으로 옮기면 대출한도 및 금리 등 다양한 혜택을 볼 수 있는 만큼 계약이전을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주무 당국인 건설교통부나 주택은행측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일축하고 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기존 가입자 중 만기가 지난 가입자에 대해서는 주택은행 신규 상품으로 갱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제도가 바뀌었다고 은행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명백한 기득권 침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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