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 장비제조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스의 최고경영자(CEO) 존 T. 체임버스(51) 만큼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는 CEO도 드물다. 비즈니스 위크지는 그를 ‘Mr. 인터넷’으로 상징화하며, 전 세계 톱 CEO 25명의 반열에 올려놓았다.미 ABC 방송은‘The Best Boss in America’로, 타임은 현 인터넷 혁명을 주도하는 ‘가장 영향력있는 10인 지도자’로 각각 그를 선정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앨 고어 부통령은 지난해 백악관 만찬에서 체임버스를 “세계 경제의 진정한 지도자”라고 격찬했다.
1986년 스탠퍼드 대학커플이었던 2명의 연구원이 설립한 시스코가 성장해 온 과정을 살펴보면 1995년부터 CEO로 일해온 그의 화려한 이력의 일단을 볼 수 있다.
1990년 나스닥에 상장된 시스코는 1997년 미 기업 역사상 최단기간에 시가총액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그후 매년 1,000억달러씩 늘어 지난해3,000억달러를 돌파했다. 24일에는 나스닥시장에서 5,792억달러를 기록, 종가기준으로 처음 마이크로소프트(MS)를 누르고 창업 14년만에 세계 최대 기업의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연 수익도 1995년의 12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170억달러로 10배이상 늘었다.
세계 최고의 1인당 생산성, 세계 전자상거래의 33%(1997년)를 점유하고 있는 시스코의 힘은 체임버스의 ‘기술지상주의’, 과감한 ‘A&D’(인수·개발; Acquisition & Development) 전략에서 기인한다. 인터넷 혁명으로까지 불리는 격변의 시기에는 아웃소싱(Outsourcing)과 인수·개발만이 비용절감과 기술력의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시스코의 네트워크 장비 핵심품목인 ‘라우터’의 기능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반도체 개발사인 ‘그로우스 네트워크’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기술력이 뛰어난 20-25개의 업체를 올해안에 추가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디애나 대학 MBA,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IBM을 거쳐 1991년 시스코와 인연을 맺은 체임버스가 또 어떤 신화를 이뤄갈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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