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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리포트 손으로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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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리포트 손으로 써라"

입력
2000.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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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리포트는 손으로 직접 써 내시오!”인터넷 자료를 다운받아 논문과 리포트를 내는 학생들(본보 7일자 31면 보도)이 문제가 되면서 요즘들어 반드시 ‘육필(肉筆)’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학마다 부쩍 많아졌다.

중앙대 사학과 김형목(金炯睦·41)강사는 이번 학기 교양과목인 ‘역사와 역사인식’강의를 시작하면서 학생들에게 “리포트는 반드시 손으로 쓰라”고 못을 박았다. 그는 “지난 학기에 학과도 다른 2명이 오자(誤字)까지 똑같은 리포트를 제출한 적이 있다”며 “특히 ‘N세대’는 인터넷 자료를 교묘하게 찾아 조합해내는 능력이 뛰어나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숭실대 철학과 김태완(金泰完·36)강사도 모든 수강 학생들에게 ‘직접 쓸 것’을 주문하고 있다. 김씨는 “정보화시대에 오히려 역행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했었다”면서 “하지만 여기저기서 자료를 잘라냈어도 손으로 베끼면 최소한 한번은 제대로 읽어볼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대체로 ‘불편하지만 이해한다’는 분위기. 중앙대 박정은(20·영문2)씨는 “인터넷을 뒤져 단 30분만에 그럴 듯한 리포트를 만들어내는 친구를 보며 씁쓸했었다”며 “손으로 쓰는 일은 익숙하지 않지만 어차피 우리들이 자초한 일”이라고 수긍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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