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정몽구(鄭夢九·MK)·정몽헌(鄭夢憲·MH)회장의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측근 참모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어차피 한 쪽은 깨질 수밖에 없는 경영권 다툼인 만큼, 당사자들 못지않게 양측 브레인들의 두뇌싸움도 치열하다.MK측 참모진은 이계안(李啓安)현대자동차 사장과 정순원(鄭淳元)현대·기아자동차 기획조정실장(부사장)으로 대표된다. 반대진영인 MH측에서는 김윤규(金潤圭)현대건설 사장과 김재수(金在洙)그룹 구조조정위원장 겸 현대건설 부사장이 참모진을 이끈다.
MK측 참모장인 이계안사장은 초고속승진으로 박세용(朴世勇)인천제철 회장과 함께 현대그룹에서 샐러리맨 신화를 이룩한 인물. 경복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76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으며, 현대석유화학에 근무하던 중 MK의 천거로 96년부터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에서 일하다 98년 12월부터 현대자동차 사장으로 일해왔다.
경복고 후배인 정실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인디애나대 대학원에서 수학, 경제학박사 학위를 땄다. 그는 79년 귀국, 국제경제연구원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96년 현대경제사회연구원과 인연을 맺어 부사장까지 올랐다가 올1월 자동차 부문으로 옮겼다.
MH측인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비서 출신. 정 명예회장의 가회동 이사(23일)와 집들이(24일) 때도 MK측을 견제하며 정 명예회장과 MH 사이의 교량역을 했다. 현대아산 사장직도 겸임하면서 대북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김위원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71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후 미국 뉴저지지점장, 고리원자력관리부장, 통합구매실 전무, 관리본부장등을 거쳤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인 이들이 양측 오너를 중심으로 패거리를 지어 상대방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는 상황을 보니 비애감이 절로 든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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