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까치와의 전쟁’을 벌여온 한국전력이 올해는 ‘까치와의 공존’을 선언했다.한전은 26일 금년부터 전신주 전선시공을 하향식으로 변경, 전력선이 까치집에 닿지 않도록 하고 전신주와 전선의 연결부위에 절연호스를 사용하는 ‘조류 공존형 설비’를 집중 구축키로 했다고 밝혔다.
까치는 그동안 나뭇가지뿐 아니라 젓가락, 숟가락, 우산대, 안테나, 심지어 건축 폐자재까지 물어다 전신주에 집을 짓는 바람에 배전선로 고장, 정전 등 잦은 사고를 일으켜왔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배전선로 고장건수 2,769건중 19.8%(547건)는 까치집이 원인이었다.
때문에 한전은 산란기인 매년 2-4월 직원과 일용직 배전공들을 동원해, 까치집 철거활동을 벌여왔으며 주로 바람개비와 거울, 은박지, 모형뱀·매, 나프탈렌 등 까치의 시각 후각 촉각을 자극하는 퇴치법을 활용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퇴치전략이 좀처럼 먹혀들지 않자 결국 까치집을 피해 전선시공을 택하게 된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부분적으로는 철거작업도 계속하겠지만 까치들이 워낙 영리해지는 바람에 방향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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