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한 한국은 올해 유가인상 등 외부적 충격에 의해 6.0%의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세계은행이 전망했다.세계은행은 22일 발표한 동아시아지역 전망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싱카포르 대만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측한 반면, 한국과 중국은 오히려 지난해 보다 크게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특히 기름값과 미국 이자율 인상 등 외부요인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 2001년에도 6.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유가가 배럴당 평균 23달러로 오르고 미국 금리가 1.5% 포인트 오를 경우 산유국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는 별 타격이 없겠지만, 원유가 수입액의 18%를 차지하는 한국은 경상수지가 지난해 보다 무려 28%(68억달러)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은행은 유가의 경우 배럴당 평균 18달러에서 23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은행은 또 지난해 한국 등 동아시아국가들이 경제회복에 성공한 동인은 무엇보다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아시아 성장의 견인차는 공공지출 및 수출이었으나 이제 높은 취업률을 기초로 한 민간소비의 증가가 이 역할을 대신하게 됐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그러나 이들 국가들이 대미 수출 감소 등 예상되는 외부충격을 흡수할 정도의 회복세를 보이지 않은데다 새로운 경기침체에 대비한 완충장치가 별로 없기 때문에 좀더 적극적인 채무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말 우드 카슘 세계은행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총재는 “한국 등은 괄목할 만한 수준의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힘겨운 구조조정을 완수해야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면서 “기업 및 정부의 부패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개혁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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