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23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끝난 제53회 전국신인아마추어복싱선수권대회에 서울대생 2명이 결승에 진출했다.‘4각의 링’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권투 관계자들도 깜짝 놀라게 만든 수재복서는 99학번 동기생인 이현우(21·자연대기초과학계) 김동범(21·미대 조각과)군.
웰터급에 출전한 김동범은 결승서 판정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또 한번 권투인들에게 충격과 흥분을 안겨주었다.
페더급의 이현우는 결승전 2라운드서 RSC로 아깝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어쨋든 이들의 결승진출은 아마추어 권투계의 최대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서울대생의 이 대회 결승진출은 형식상으로는 2번째. 지난해 3명이 참가한 페더급에서 한 명이 결승에 올랐으나 추첨에 의한 것이어서 실력으로 결승까지 진출했다는 대접을 받지 못했다. 물론 결승에서 패했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연타로 파고드는 저돌적인 인파이터인 이현우군은 예선에서 판정승, 준결승에서 3회 RSC승을 거뒀다. 상대가 이군의 주먹에 겁을 먹고 고개를 지나치게 숙이거나 손등으로 가격하는 등 반칙을 일삼아 거둔 짜릿한 승리였다.
사우스포로 레프트카운터가 일품인 김동범군도 예선에서는 추첨승으로 준결에 진출했지만 준결승에서 상대선수의 왼쪽 어깨 탈골로 2회 RSC승을 거뒀다. 이때까지의 채점도 물론 김군이 우세할 정도로 경기내용은 일방적이었다.
“경험 삼아 출전한 대회인데 결승까지 진출할 줄은 몰랐습니다. 열심히 하다보니 이겼지만 링에 오르니 무척 떨리네요.” 이현우군은 “복싱이 체중관리 등 인내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이라 맘에 든다”고 털어놓는다.
“축구나 야구 같은 구기스포츠는 고교때 많이 해봤지만 색다른 운동을 해보고 싶어 복싱을 시작했다”는 김동범군도 “복싱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입문 동기를 밝혔다.
이들이 권투에 입문한 것은 지난해 4월. 신입생으로 마땅한 취미를 찾다 호기심때문에 체육관 문을 두드렸다. 수업이 우선이라 평상시 연습은 매주 월, 수, 금요일 오후6-8시 2시간씩. 대회를 위해 이달초부터 보름여간 집중훈련을 했다.
“취미로 시작한 권투가 좋지만 아직 프로진출까지 생각해보진 않았다”는 둘은 “7월로 잡힌 서울대-일본 도쿄대간 친선교류전에 나가 이기는 것이 당면 목표”라고 조그만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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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식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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