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이 파일을 조심하세요’엄청난 전파력을 가진 바이러스성 포르노 파일이 나돌아 네티즌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파일명이 ‘pretty.exe’인 이 파일은 실행과 함께 갖가지 섹스장면이 담긴 포르노 사진을 몇분 동안 띄운다.
이것이 함정. 사진에 정신이 팔린 사이 파일에 내장된 바이러스성 프로그램이 자동적으로 수신자의 메일박스를 검색, 등록된 모든 주소로 동일한 ‘예쁜이 파일’을 날려 보낸다.
최근 사회문제가 된 ‘웜바이러스’와 똑같은 강력한 감염방식이지만, 미국에서 전파되기 시작했다는 설이 돌고 있을 뿐 원작자는 알 수가 없다.
얼마전 친구가 보낸 예쁜이 파일을 무심코 열었다가 피해를 본 직장인 장모(30·여)씨는 “메일을 여는 순간 낯뜨거운 장면이 나와 파일을 닫았지만 이미 메일박스의 수십개 주소로 파일이 전송돼 버렸다”며 “친구와 거래처직원 등에게 전화를 걸어 메일을 열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황당해 했다.
M금융회사에 다니는 K(29)씨는 “친구와 선배는 물론 직장상사와 거래처, 심지어 애인과 친척에게 까지 메일이 전달돼 큰 오해를 받았다”며 “친구중 하나는 그 파일이 다시 자기 회사 사장실에 전송돼 곤란한 지경에 빠져버렸다”고 말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예쁜이 파일은 바이러스와는 달리 상대방을 곤혹스럽게 할 뿐 자료나 프로그램을 파괴하거나 시스템 작동에 이상을 일으키지는 않으므로 처벌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며 “굳이 단속하자면 통신상 음란물유포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예쁜이 메일이 전송될 경우 이름에 현혹돼 파일을 열지 말고 받는 즉시 삭제해야 불의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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