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우리집을 찾아오는 신문은 반가운 손님과 다를 바 없다. 남편이 먼저 기사들을 빠짐없이 보고나면 나의 관심사를 찾아 스크랩을 해둔다. 요즘은 젊은 엄마들을 위한 20쪽짜리 월간지를 만들고 있기에 육아에 관련된 기사를 주로 스크랩해둔다. 5살난 아들과 4살된 딸을 위해서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들이나 다른 이들을 도와주는 사람들 얘기를 주로 모아둔다. 지금까지 써온 육아일기를 한쪽 면에 붙여두고 아이들이 자라 사춘기를 맞으면 보여줄 생각이다. 다양한 인생을 엿봄으로써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할 때 좋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아침마다 아빠 엄마가 신문을 읽고 가위로 오리는 것을 보고 자라서 그런지 아이들에게도 신문은 좋은 놀잇감이다. 나 다음으로 주형이가 가위를 들고 자기가 맘에 들어하는 사진, 특히 바퀴가 달린 것들을 오려서 풀로 종이에 붙인다.
신문을 통해 세계지도에서 우리나라를 찾을 수 있게 됐고 태극기도 익혔다. 요즘은 주형이가 붙여놓은 그림 밑에 제목이나 이름을 써 줬더니 글자에 흥미를 갖게 됐다. 자기가 아는 글자가 나오면 “엄마, 이거 ‘나비’할 때 ‘나’자!”라며 자랑스럽게 읽어보인다. 지인이도 빠질 수 없는지라 주로 사람과 동물과 먹는 그림을 오린다. 오려진 그림을 보면 호랑이 귀도 잘리고 꼬리도 없어졌지만 가위질은 점점 잘하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신문과 친하게 지내게 하는 것도 좋은 놀이가 되는 것 같다. 다 본 신문을 구겨 공을 만들어 농구도 하고, 신문을 길게 찢는 동작을 통해 손의 힘과 집중력을 기를 수 있다. 잘라진 신문을 길게 연결해보게 하면 아이가 풀이나 스카치테잎 사용법을 익힐 수 있다. 길어진 신문을 몸에 휘휘 감아본다든지 휙휙 돌려본다든지, 바닥에 놓고 그 길을 따라 걷게 한다든지 다양하게 놀 수가 있다.
다 논 후에는 빈 크리넥스 휴지통에 넣도록 해서 정리하는 습관도 기르도록 한다. 또 아이와 함께 신문지로 옷과 모자를 만들어 연극도 해보고, 잘게 잘라 물에 녹여 종이죽을 만들어 가면을 만들게 하면 여간 재미있어 하는 게 아니다. 이렇게 우리 집에 들어온 신문은 거의 걸레가 되어버리곤 한다. 아마도 좀 더 크면 아주 멋진 작품이 나오리라 기대해본다.
/김숙경·육아정보지‘보금자리’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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