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신부전증으로 10년간 병원신세를 졌던 13세 소년이 뇌사자 장기이식 합법화로 신장이식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세살 때부터 만성 신부전증을 앓던 심문보(沈文補·13·대구 침산중1)군은 지난달 28일 대구동산의료원에서 뇌사자 신장을 이식받아 건강을 회복, 23일 퇴원한다.
심군은 “퇴원을 한다니 두렵기도 하지만 너무 좋고 학교도 다시 나가 새 친구를 사귈 생각을 하니 날아갈 듯 합니다”라고 기뻐했다.
심군의 신장이식은 두번째. 91년부터 신장 이상으로 병원을 들락거리다 94년 어머니 신장을 이식받았지만 1년반만에 기능을 상실했다. 이때부터 심군은 한달에 6∼7회나 병원을 찾아 4시간 이상 걸리는 복막투석을 받아야 했고 최근에는 심장까지 이상이 생겨 의료진도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
다행히 지난달 뇌사자 장기이식 합법화에 따라 경북 울진의 뇌사자가 기증한 신장을 전국에서 두번째로 이식받았다. 심군은 수술경과가 좋아 심장도 함께 좋아지는 등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어머니 이정혜(41)씨는 “조그만 몸뚱이에 더 이상 주사바늘 꽂을 곳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상태에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병원 한구석에서 소리죽여 운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눈물을 삼켰다.
보험설계사 등으로 치료비를 충당해온 이씨는 아들이 초등학교 1, 2학년 체격밖에 안되지만 상반기 중에 중학교 1학년에 복학시킬 계획이다.
한편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22일 저녁 주치의 박성배(朴成倍·44·신장내과)교수 등 의료원 관계자들이 파티를 열어주는 등 심군의 퇴원을 축하했다.
대구=정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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