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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에 평화는 언제쯤...

입력
2000.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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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신유고 연방 공습을 개시한지 24일로 만 1년이다. 나토의 승전 이후 9개월이 지났으나 유엔 코소보임시행정기구(UNMIK)와 국제평화유지군(KFOR)은 역부족이며 코소보 평화 정착은 요원하다. 유혈 인종분쟁은 계속되고 패자인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유고 대통령은 건재하다.웨슬리 클라크 나토 최고사령관은 지난달 17일 미 하원 군사위에 출석, “밀로세비치가 최근 군사력을 재구축, 친서방 노선을 취하고 있는 몬테네그로에서 군사력을 시험할 지도 모른다”고 증언했다.

■건재한 밀로세비치

걸프전의 승자인 조지 부시 전 미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난 반면 패자인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굳건히 권좌를 지키고 있는 양상의 되풀이다.

밀로세비치 대통령은 사회당 당수직에 재선됐고 야당의 반 밀로세비치 운동은 힘을 잃은 것이 종전 유고의 현실이다. 그는 또 연방 탈퇴 움직임을 보인 몬테네그로를 위협하고 있다.

본질적 상황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이같은 결과에 대해 BBC는 서방이 인도주의가 아닌 서방의 힘의 외교전략만 과시한 결과가 된 것 같다고 보도했다.

■계속되는 충돌

최근 유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코소보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은 공식적으로만 793건에 달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모른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가장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지역은 세르비아 영토로 알바니아계 주민 7만명이 거주하고 있는‘동부 코소보’프레셰보 계곡이다.

몇주전부터 알바니아계 게릴라들이 알바니아 주민들을 해방시킨다는 명분으로 프레셰보 계곡에 침입, 세르비아 군경과 충돌하고 있다. 코소보내 미트로비차 지역은 한달째 분란에 휩싸여 이달 들어서만 50명이 부상했다.

■피해 복구

유엔과 비정부기구 등이 학교 병원 도로 철도 상하수도 등을 중심으로 사회기반 시설 복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전전(戰前) 상태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지난달까지 귀향한 코소보 난민은 82만5,000명으로 추산되는데 이중 25만 가구만이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복구됐다.

올해 계획된 국제사회의 지원 규모는 10억달러이며 각종 기술 지도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다. 유엔임시행정기구는 또 곧 스위스 금융기관과 시멘트 공장 대여 협상을 벌일 예정인데 이같은 지원 노력이 중소기업들의 자립 기반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과제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어린이들의 정서 불안이다. 32년 경력의 초등학교 교사인 네바하테 이브라히미는 “부모와 친척을 잃은 어린이들이 공격적 성향을 보이고 정신 집중에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소보 재건에만 3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세계 민병대지도자 라이노비치 암살

1991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준군사조직인 세르비아 민병대를 이끌었던 브라니슬라브 라이노비치(45)가 20일 신유고연방 수도 베오그라드의 남부 세르비아 호텔 인근에서 암살됐다.

라이노비치는 1월 알바니아계 인종청소로 악명을 떨친 세르비아계 전범 아르칸 암살 사건과 관련, 경찰 수사를 받은 인물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사건은 또 아르칸과 파블레 불라토비치 국방장관에 이은 세번째 거물급 암살 사건이다.

라이보니치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르칸 가족 친지의 고통을 잘 알지만 그가 해를 입힌 사람들은 고통도 잘 알고 있다”고 아르칸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라이보니치는 최근 극렬 세르비아주의자들에게 정부와 야당에 대한 동시 투쟁을 촉구하는 등 정치적 발언을 강화했다. 야당은 “세르비아의 생명의 가치가 형편 없이 떨어진 증거”라고 이번 암살 사건을 비난했다.

라이보니치는 보스니아 내전 후 대형 디스코장과 카페, 패스트푸드점, 아파트와 호텔 등을 소유한 사업가로 변신했으며 범죄 조직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2년에도 암살 위기를 겪었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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