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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응답층 40%' 뜻이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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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응답층 40%' 뜻이 뭔가

입력
2000.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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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대의정치다. 유권자들이 자신의 대변자를 선출, 그를 통해서 정치에 참여를 하는 것이다. 투표일이 불과 20여일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자를 묻는 설문에 무응답층이 40%나 된다는 조사결과는 그래서 예삿일이 아니다.이번 총선이 유권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추세를 반증한다. 이 수치가 역대 선거와 비교할때 현저하게 높은 것은 아니라고 자위할 수 있을지 모르나, 대의정치의 적신호라는 점에서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정치권은 ‘무응답 40%’의 의미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무응답의 의미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경우’이다. 후보등록일이 1주일 정도 남았고 어림잡아 5대 1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쟁률이 선택을 어렵게 만들지 않나 생각된다.

다음으로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은 경우’와 ‘이번 선거에 숫제 관심이 없는 경우’ 등이다. 무엇보다도가장 우려해야 할 상황은 유권자들이 정치에 등을 돌리는 현상이다.

16대 총선은 출발부터가 역대 총선과는 양상이 달랐다. 시민단체들이 각당의 공천과정 이전부터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소위 공천부적격자 명단의 공개를 통해 정치권을 압박했다. 낙천자들이 공천될 경우는 낙선운동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시민단체들의 이같은 현장참여는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많은 사람들은 정치권이 얼마나 국민적 불신을 자초했으면 시민단체들이 이렇게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을까 하고 심정적인 지지를 보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무응답 40%’는 요지부동이다. 또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기권의사도 밝히고 있다 한다. 참다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는 먼저 유권자가 변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항상 최선(最善)만을 고르는 제도는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차악(次惡)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유권자가 자기 권리를 어떻게 행사하느냐에 대의정치의 성패가 달렸다는 점이다.

남은 기간이나마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기 위해 정치권은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식의 신물나는 행태를 버려야 한다. 또 국가채무나 국부유출론 같이 자칫 나라경제와 대외신인도를 해칠 수 있는 정략적 공방은 위험하고 무의미하다.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는 선거 막바지에 정치인 소환을 들고나온 병역비리 수사가 있다. 여야는 사술(詐術)이 아닌 건전한 정책대결로 남은 선거전을 이끌어 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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