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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DJ 혼난 이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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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DJ 혼난 이재경

입력
2000.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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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경제관료들의 ‘나몰라라’식 행태를 강하게 경고했다.김대통령은 20일 과천 정부청사를 방문, 재정경제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최근 한나라당의 집요한 공세가 계속되고 있는 국가채무·국부유출론에 대한 비판과 함께 행정부의 소극적 대응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현실을 호도하는”야당도 문제지만, “그것은 정치권의 문제”라며 뒷짐을 지고 있는 행정부도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김대통령은 야당의 ‘외자유치=국부유출’주장과 관련, “영국에 국내기업이 공장을 지었더니 여왕이 테이프커팅을 했고, 프랑스에서는 소규모 대우전자 부품공장이 동구로 이전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시라크대통령이 직접 부탁할 정도“라며 “세계 지도자들이 외자유치를 위해 나서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찾아온 자본도 내쫓으려고 한다”고 개탄했다.

‘국가채무 400조원’주장에 대해서도 “정권인수 당시 국가채무는 65조원, 지금은 108조원으로 45조원도 채 늘지 않았고 그나마 과거 정권의 실정으로 생긴 실업자 저소득층을 위해 썼다”며 “그런데도 세계적으로 우등생으로 꼽히는 우리나라가 빚이 많고 재정이 불안한 나라로 찍혀 신뢰도에 문제가 생기게 됐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어 다소 격앙된 어조로 재경부의 안이한 대응을 질책했다. 김대통령은 정책홍보부재를 지적하며 “국부유출등은 재경부 소관업무인데 재경부가 이런 주장을 방어하지 않으면 누가 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1년6개월 동안 정부 스스로 쌓아놓은 경제적 성과가 무너지고 있는데 정치권 주장이라고 재경부가 뒷짐만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날 예정시간을 30분 가까이 넘겨가며 관료들의 ‘적극적 행정’을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혹시 제기될 지 모를 관권선거시비를 의식한 듯 “정부가 선거나 정치에 개입해선 안된다.

그러나 잘못된 주장으로 국가경제를 흔들거나 국민들을 혼란시킬때 행정부가 나서서 알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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