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 말이건 제대로 쓰기란 쉽지 않다. 글쓰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기자들의 원고에서도 틀린 표기법이 적지 않게 발견된다. 한국일보 한기봉문화부장은 부원들의 기사 초고(草稿)를 보면서 자주 부닥치게 되는 잘못된 철자법사례를 사내통신 게시판에 올려 놓았다. 이것을 보면 우리가 은연중 잘못 쓰고 있는 철자법이 얼마나 많은지 놀라게 된다.한부장이 작성중인 ‘잘못된 철자법’ 리스트를 가나다 순서에 관계없이 잠깐만 살펴보자. 괄호 안이 틀린 표기법이다. △오랜만에(오랫만에) △안쓰럽다(안스럽다) △쑥스럽다(쑥쓰럽다) △금세(금새) △세살배기(세살바기) △쌍둥이(쌍동이) △눈곱(눈꼽)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잘못된 철자법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곤란하다. E-메일에서도 마찬가지다. 철자법을 무시하고 쓰는 E-메일은 읽는 이를 짜증나게 하고 시간을 허비하게 만든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철자법에 상관없이 서둘러 글을 쓰면 시간이 절약될 것 같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글쓴 이의 성실성이 통째로 의심받게 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E-메일에서는 글쓴 이의 사업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영어철자법도 우리 못지 않게 까다로워서 영어권 사람들도 철자법을 지키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영문 E-메일에서 문법상의 오류 하나가 발생할 때마다 철자법 상의 잘못은 세 개나 생긴다는 보고도 있다. 오늘은 바른 철자법을 사용해 E-메일을 쓰는 요령을 한 두가지 알아보고, 다음 번에는 한국인들이 흔히 ‘틀리게 쓰는 영어철자법’(misspelling) 사례를 소개하려고 한다.
첫째, E-메일을 쓸 때는 철자법에 자신이 없더라도 첫번째 떠오른 생각(first idea)을 중심으로 쉬지 말고 글을 써나가야 한다. 철자법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다보면 당초 의도했던 메시지를 잊어 버리기 쉽다. 철자법은 편지를 다 써놓고 챙기면 된다.
둘째, 철자법 확인(spell checker) 프로그램을 이용하자. 어지간한 E-메일 시스템에서는 스펠체커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이런 철자확인 프로그램이 엉뚱한 자리에 잘못 쓰인 단어까지 체크해 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먹다’라는 단어를 써야 할 자리에 ‘묵다’라는 단어를 잘못 썼을 경우 바로잡을 수 없다는 말이다. 이들 두 단어 자체는 옳게 쓰여진 것이기 때문에 스펠체커만으로는 오류를 발견할 수 없다. 영어에서도 똑같다. ‘would’ 대신 잘못 쓰여진 ‘wood’를 시중의 스펠체커로 바로잡기는 불가능하다. 이상석
■E-메일 약어
인터넷 채팅에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쓰는 약어들은 젊은 층이 쓰는 E-메일에서도 그대로 통용된다. 다른 점이 있다면 E-메일에서는 이들 약자를 대문자로 쓰는데 반해, 채팅에서는 소문자로 처리하고 만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래, 알겠어’라는 뜻의 ‘Oh, I see’의 경우 E-메일에서는‘OIC’로 표기하고 채팅에서는 ‘oic’ 또는 ‘ic’(I see)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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