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컴퓨터게임 일색이던 아이들 놀이문화에 ‘복고바람’이 불고 있다.요즘 서울이나 부산, 신도시 등의 초등학교 복도와 운동장은 쉬는 시간마다 딱지치기와 공기놀이, 고무줄넘기 등에 몰두해 있는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제기차기와 팽이치기도 빠지지 않는다.
컴퓨터 붐에 밀려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였던 ‘어린이 전통놀이’들이 지난 학기때부터 다시 눈에 띄기 시작하더니, 이번 학기에는 아예 초등학교의 대표적인 놀이문화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서울 연희초등학교 심태현(10)군은 “혼자하는 컴퓨터게임도 재미있지만 친구들과 함께 노는 오징어놀이, 자치기, 재기차기가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부산 장서초등학교 신용관(9)군도 “팽이와 포켓몬스터 고무딱지를 따 모으는 게 유행”이라고 자랑했다.
서울 강남의 A초등학교앞 문구상 한모(40)씨는 “지난 연말부터 딱지와 팽이, 고무줄 등 판매가 늘기 시작해, 요새는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놀이문화의 복고바람은 여러 학교들이 교육 차원에서 적극 권장해온 것도 한 계기가 됐다. 서울 아현초등학교, 홍대부속초등학교 등은 아예 교과과정으로 전통놀이문화를 가르치고, 제기차기반, 공기놀이반, 윷놀이반 등의 특별활동반까지 운영하고 있다.
서울 반포초등학교 유정애(劉正愛·여·53)교사는 “아이들이 서로 몸을 부딪치며 놀면서 ‘왕따’현상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고, 부산 연제초등학교 정지은(丁志恩·여·28)교사도 “딱지나 팽이, 공기 등은 값도 싸고 여럿이 어울려 놀 수 있어 컴퓨터게임보다 훨씬 정서발달에 좋다”고 말했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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