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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新삼국지 "자웅을 겨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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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新삼국지 "자웅을 겨루자"

입력
2000.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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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배 세계바둑최강전 3R개막‘바둑 신(新)삼국지 최후의 패권국은 어디인가.’

세계 바둑의 트로이카 한·중·일 3국이 국가 대항전을 펼치는 ‘제1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의 결선 라운드가 22일부터 28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농심배는 각국에서 정상급 기사 5명씩이 출전, 승자가 상대를 바꿔가며 계속 싸우는 ‘연승전(連勝戰)’방식으로 단체우승을 다투는 대회. 개인자격으로 참가하는 여느 국제기전과는 달리 대표선수단이 출전국의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자웅을 겨룬다. 때문에 그 결과는 3국의 전체적인 기력을 평가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대회의 전신인 진로배(92∼96년)에서 1회부터 5회까지 전 대회를 석권한 한국으로선 뉴밀레니엄의 개막과 함께 명실상부한 ‘세계 바둑최강’의 자리를 굳힐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중국과 일본을 순회하며 1차전(지난 해 12월 15∼21일 중국 상하이)과 2차전(1월 17∼23일 일본 도쿄)을 마무리한 현재 한국 대표팀은 성적상 최선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은 2라운드 마지막대국(제8국)에서 ‘바둑황제’조훈현 9단이 일본의 3번타자로 나온 ‘한국기사 킬러’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 9단을 가볍게 제압, 4승 2패의 좋은 성적으로 3차전에 임하게 됐다.

한국팀의 남은 선수는 조 9단을 위시해 ‘세계 최고의 공격수’ 유창혁 9단과 ‘세계바둑 1인자’ 이창호 9단 등 3명. 각 2명씩의 기사가 남은 일본-조선진 9단·야마다 기미오(山田規三生) 7단-과 중국-마샤오춘(馬曉春) 9단·창하오(常昊) 9단-에 비해 외형상 압도적 우위에 있는 철벽진용이다.

물론 난공불락의 ‘3인방’이 버티고 있다 하더라도 방심은 절대 금물. 섣불리 우승을 점칠 수 없을 만큼 ‘변수’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팀의 양대 버팀목인 조 9단과 이 9단은 올들어 슬럼프 기미를 보여,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을 위시한 여성기사들에게까지 참패를 당하는 등 국내 무대에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어 제대로 실력발휘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유 9단의 경우 성적은 비교적 좋은 편이지만 기복이 다소 심한 것이 약점으로 우려되는 점이다. 반면 중국 기사들은 지난 해 말 개막한 제2회 춘란배에서 이창호와 유창혁 등을 물리치며 ‘공한증(恐韓症)’에서 완전 탈피한 상태고, 일본의 남은 주자들도 쉽게 무시할 수 없을만큼 한국 바둑에 강한 기사들이다.

야마다 7단만 하더라도 지난 해 제4회 삼성화재배에서 목진석 5단, 유창혁 9단, 김승준 6단 등 한국의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준결승까지 진출, 요다 노리모토에 이어 ‘한국기사 킬러’ 비밀병기로 불리운다.

22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본사 사옥의 특별대국실에서 속개되는 제9국은 한국팀의 우승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조 9단과 격돌하게 될 상대는 중국팀의 창하오나 마샤오춘 중 한 명. 관례상 2인자인 창하오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3승2패(대 창하오), 4승7패(대 마사오춘)의 역대 전적으로 볼 때 누가 나오더라도 결코 만만치 않은 적수이다.

이날 대국은 바둑TV에서 오후 1시40분부터 대국 종료까지 생중계하며 한국기원 인터넷 홈페이지(www.baduk.or.kr)와 정보신문 가로수(www.cbaduk.co.kr)를 통해서도 실황중계된다. 특별대국실 부근의 대강당에선 임선근·양재호 9단의 공개해설도 열릴 예정이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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