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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선거 이후 화교거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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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선거 이후 화교거리 풍경

입력
2000.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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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만의 정권교체라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대만독립이요? 절대 안되죠.” “정권교체는 환영하지만 중국인간에 충돌이 없어야 할텐데….”중국대사관과 대만중화청년회의소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서울 명동 ‘화교거리’의 19일 풍경이다.

대환영의 입장을 나타내는 이들은 주로 대만 관광객. “국민당은 너무 오래 했습니다. 50년 동안 고여 있었으니 얼마나 썩었겠어요? 인물로 보나 명분으로 보나 천수이볜의 당선은 당연합니다.” 휴가를 맞아 한국관광에 나섰다는 왕징하오(王景昊·42·대만 타이베이시)씨의 ‘신나는’ 반응이다.

반면 내심 국민당 롄잔(連戰)후보를 지지했던 중국 본토인들은 씁쓸한 표정이다. 고려대 동양사학과 객원교수로 있는 리오총(李孝聰·45·베이징대 사학과)교수는 “대부분의 중국인이 가장 피하고 싶었던 결과가 나왔다”며 “만일 그가 계속 대만독립을 주장한다면 중국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앙국제특허법률사무소에 근무하는 변호사 스스추안(史沙川·38)씨도 “선거결과가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조심스럽게 우려를 표명했다.

입장이 분명한 이들에 비해 화교들의 반응은 훨씬 미묘하다. 정권교체는 환영하나 독립강경파의 당선에 대해서는 걱정하는 분위기. 명동 내 중국서점의 20대 여직원은 “화교들은 대부분 무소속 쑹추위(宋楚瑜)후보를 지지했었다”며 “정권교체와 대만독립파의 본토자극을 막아보자는 것이었는데, 한 마리 토끼를 놓쳐버려 아쉽다”고 말했다.

중국음식점 주인 신모(65)씨도 “국민당 일당독재가 무너졌다는 것은 기쁘지만 두 개의 조국간에 충돌만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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