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8일 김대중 대통령이 4·13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레임덕 현상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이 잡지는 ‘한국인들의 이유 없는 반항’이란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김 대통령이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또다른 연정을 구성해야 하며 이는 더많은 타협을 의미하는 것으로 결국 레임덕에 직면할 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잡지의 주요 내용. “김대통령은 온갖 역경속에서도 민주화 운동을 계속, ‘아시아의 넬슨 만델라’로 불리며 1997년 당선 당시만 해도 적임자로 인정 받아 금융위기 극복에 팔을 걷어붙인 결과 괄목할 만한 성과를 지켜보게 됐다.
그러나 그의 인기는 계속 하락, 2년전 70%이던 지지도가 이젠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고 여론조사 결과 여당은 4·13 총선에서 과반수 확보에 실패할 것 같다. 김 대통령이 이제 추진력을 잃은 것 같으며 그 결과 전통적인 지역감정이 또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지역분할에 의해 결정돼온 한국의 정치판도에서 그는 자민련과 손을 잡아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지난달 자민련과의 연정은 붕괴됐다.
많은 보수적 비판자들은 그의 ‘햇볕정책’이 지나치게 유연하다고 비판하면서 북한에 대한 한국의 원조에 아무런 부대조건이 붙지 않은 사실을 불평한다. 이에 반해 북한은 다른 국가들과는 외교관계 회복을 위해 전례없는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한국과는 이런 시도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집권당에 더욱 근심스러운 현상은 많은 한국인들이 이제 더욱 냉소적이 되었으며 김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야당시절 그의 당은 금융개혁법안과 노동법개정안 통과를 저지했지만 지금은 이것들이 그가 추진하는 개혁의 핵심이 됐다. 지난 대선에서 그는 580억 달러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IMF가 부과한 가혹한 조건에 반대하는 운동을 통해 표를 얻었지만 훗날 그는 그것을 실행했다. 경실련에 의하면 김대통령의 선거공약중 지켜진 것은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만약 김대통령이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또다른 연정을 구해야하고 자민련이나 민주국민당이 그 후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어느 당을 택하든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이런 모든 것들 때문에 한국의 저항적인 개혁가는 레임 덕 현상에 직면할 지도 모른다.”
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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