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열풍이 부동산시장에도 몰아치고 있다. 기존 오피스텔 브랜드명에 앞다퉈 ‘벤처’를 붙이는가 하면, 실제로 명칭 변경 이후에 분양률이 급격히 뛰어오른 사례도 많다. 이런 현상에 대해 부동산업계는 “벤처기업가들 외에도, 임대사업 목적으로 분양을 받으려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오피스텔에 벤처 바람 현대건설은 지난해 5월부터 분양한 서울 양천구 목동의 오피스텔 ‘목동월드타워’의 분양이 부진해 속을 끓여왔다. 그러다 지난달 일부층에 ‘현대벤처센터’라는 호칭을 붙이면서 미분양된 잔여물량 대부분을 분양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측은 입주 벤처업체 중 30개사를 골라 1년 임대료를 면제해주고 해당사 지분의 15%를 현대가 투자하는 등의 혜택도 내걸었다.
현대산업개발은 98년3월부터 분양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오피스텔 ‘R&B’가 분양률이 50% 안팎에 그치자 이달 1일 브랜드를 ‘현대 벤처텔’로 바꾸고 재분양에 나서 물량을 대부분 소화했다. 회사측도 “벤처특수에 기대를 걸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놀랄 정도. 이 건물은 초고속 정보통신망, 무인전자경비 시스템 등을 갖춘 인텔리전트빌딩으로 분양가는 평당 600만원선이다. 내년4월이 입주예정.
프라임산업도 지난해 경기 양평군 양서면에서 분양했던 ‘프라임빌’ 미분양분을 벤처기업에 특별 분양키로 하고 단지 안에 비즈니스센터 등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임대동향 서울 강남 일대의 오피스텔은 벤처열풍과 변호사들의 개업시기가 겹치면서 15평형 임대료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60만원선으로 지난해 말보다 크게 상승했다. 서울 대치동 ‘샹젤리제 오피스텔’은 지난해 하반기 평당 매매가가 550만원선이었으나 현재 600만원선으로 10% 정도 올랐다. 주수요층인 벤처기업들이 선호하는 평형(14∼20평)이 인기가 가장 높아 주거형 오피스텔에도 사무실을 얻으려는 수요층이 생겼을 정도다.
강남구 대치동 쌍용컨설팅 백남일(白南一) 공인중개사는 “오피스텔 임대사업은 주택 임대사업과 달리 별도의 등록이 필요없고 주택과 달리 몇채를 보유하더라도 세금부담이 적다”며 “벤처기업의 인기가 높고 은행이자보다는 수익이 높아 임대목적으로 오피스텔을 분양받으려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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