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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만 경직관계 개선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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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만 경직관계 개선기대

입력
2000.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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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덩후이(李登輝)정권의 퇴진과 천수이볜(陳水扁)정부의 출범은 우리나라와 대만간의 실질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한·대만 관계는 기본적으로 향후 양안 관계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겠지만 민진당 정부의 등장으로 양국간의 실무관계 개선에 중요한 돌파구나 조건들이 마련될 여지가 한층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민진당 정부는 92년 8월 한·대만의 외교적 단절을 직접 경험한 국민당 정부와 달리 단교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덜하다.

우리 정부의 단교를 배반으로 규정했던 국민당 정부는 보복조치로 취했던 항공기 운항금지를 재개하는 문제를 두고 각료급 인사의 방문회담을 통한 타결을 주장하는 등 실질보다는 형식을 중시하는 입장을 보여왔다.

한 외교 전문가는 “민진당 정부는 단교에 따른 책임을 국민당의 몫으로 돌릴 수 있어 정치적으로 훨씬 유연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복항(復航)등 관계개선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대만의 신정부가 대륙과의 관계개선에 현실주의적 입장을 취하면서 교류협력을 적극 모색할 경우 우리나라와의 관계개선에 보다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두복(朴斗福)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신정부는 국민당 정부의 소극적·방어적 정책에서 탈피, 대륙과의 정치담판이나 ‘3통(통상·통항·통신)’등 교류강화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경우 한·대만 관계개선에 대한 중국측의 경직된 태도도 상당히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양국관계 진전 가능성과 달리 정치관계에서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진당 정부가 대만독립을 강조, 양안간 위기가 고조될 경우 한반도 문제와 대북한 관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의식해야 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대만과의 관계개선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이날 당국자 논평을 통해 ‘하나의 중국’원칙을 준수할 것임을 강조한 건 바로 이런 점을 의식한 결과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입력시간 2000/03/1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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