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의 기습주총을 통한 신임행장 선임은 향후 은행 정상화에 상당한 진통을 예상케 한다.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 이후 지금껏 적지않은 내부 분열을 겪어온 국민은행이 ‘외부세력’의 영입을 두고 또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국민은행 주총은 지난 15일 행장후보추천위가 김상훈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행장 단일후보로 추천하면서부터 ‘파행’이 예고됐다. 노조측은 ‘정부의 입김’의혹을 강력히 제기하며 ‘총투쟁’을 경고했었다.
국민은행 노조와 전국금융산업노련 소속 노조원 300여명은 주총예정 1시간 전인 18일 오전9시부터 주총장인 본점 14층을 완전 봉쇄, 은행 임원은 물론 사외이사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안경상 행장직무대행을 비롯한 임원과 사외이사들은 주총장 진입을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노조의 저지에 부딪혀 실패했다. 임원진은 오후2시30분께부터 노조 간부들과 수차례 접촉을 통해 설득작업을 벌였지만 아무런 소득도 올리지 못했다.
임원들은 결국 12시간30분여만인 오후10시30분께 주총장소를 6층 행장 직무대행실로 옮겨 기습주총을 개최, 30분만에 행장 선임과 비상임이사 신규 선임 등 상정된 의안 3건을 모두 처리했다.
노조측은 이번 행장 선임을 ‘관치 인사’로 규정하고 “20일부터 김 신임행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등 실력행사를 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어 물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은행권의 보수적 성향을 감안할 때 국민은행의 내부 진통은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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