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安重根)의사의 묘소를 확인할 수 있는 문서가 발견돼 유골 발굴 작업이 곧 시작될 전망이다.‘안중근의사 유골발굴위원회’ 도쿄(東京)사무국 송영순(宋榮淳)국장과 사이토 미치노리(齊藤充功)씨는 17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관공서에서 확보한 지적도와 관련 보고서 등 7점의 자료에 따르면 뤼순(旅順)감옥 수인(囚人)묘지와 일반인 공동묘지 1만5,000평 중 수색범위는 1,000평 정도”라며 “중국·북한과 협의, 곧 발굴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국장은 “안의사 묘소를 찾는데 한달, 이후 유골 발굴과 확인을 위한 DNA검사도 한달이면 모두 마칠 수 있다”면서 “앉은 채 옹관에 묻힌 다른 중국인 사형수들과 달리 안의사는 누운 자세로 묻혔기 때문에 초음파 지중탐지기로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북한의 동의를 얻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나 송국장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시절 중국의 첸지천(錢其琛) 외교부장이 황병태(黃秉泰) 당시 주중대사에게 문서로 협조를 약속한 바 있어 중국측의 협조는 쉽사리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송국장은 유골의 최종 행선지와 관련, “북한측과도 상의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휴전선 부근에 묘소를 조성, 민족의 성역으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안의사는 1909년 10월 을사조약을 강요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 이듬해 3월 뤼순감옥에서 순국했다. 안의사는 “우리나라가 주권을 되찾거든 내 주검을 고국으로 옮겨 달라”고 유언한 바 있다.
안의사가 묻힌 뤼순감옥 수인묘지는 나중에 주변 지역이 일반인의 공동묘지로 이용됐다. 최근 공동묘지에 아파트가 들어섰으나 수인묘지는 ‘항일혁명열사릉’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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