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을 먹어야 키가 쑥쑥 자란단다.”반찬 투정 많은 어릴 적 어머니로부터 이런 유혹을 받아보지 않은 이가 있을까. 뒤끝 개운한 국이나 탕, 찌개의 밑재료로, 어머니의 손맛이 가득 배인 무침으로 사시사철 우리네 식탁에 오르는 콩나물. 풍부한 영양이나 맛은 둘째치고라도, 철 가리지 않고 흔히 구할 수 있는 값싼 재료라는 점에서 우리에겐 언제나 친근감 넘치는 음식이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어린 아이에게 콩나물 먹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입맛의 서구화로 오히려 더 까다로워졌을 뿐이다. 값싸고 영양이 풍부한 콩나물을 우리 아이의 애용식으로 만들 묘안은 없을까. 4월 한달 동안 ‘콩나물 요리의 모든 것’이란 주제로 이색요리축제를 펼칠 예정인 에버랜드 메뉴개발팀 이베두루(45)조리과장은 ‘콩나물 퓨전푸드’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과장은 “콩나물을 재료로 사용하면 모든 음식에 아스파라긴산의 상큼한 풍미와 아삭아삭 씹히는 맛을 더할 수 있다”며 “간단히 기본조리를 한 뒤 수프나 샐러드부터 피자 파스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양요리에 활용해보라”고 조언한다. 이과장의 도움말로 기본적인 콩나물 조리법과 동서양의 맛이 조화를 이루는 콩나물 퓨전푸드 만드는 법을 배워보자.
■콩나물 조리법
콩나물은 생채로는 못먹기 때문에 끓는 물에 살짝 삶아낸 뒤 조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퓨전요리에 활용할 때 가장 먼저 유념해야 할 것은 콩나물 특유의 비린내 없애기. 콩나물은 조리 도중에 뚜껑을 열어 김을 빼거나 삶은 물의 온도가 100도 이하로 떨어질 때 심한 비린내가 생길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끓는 물에 소금과 마늘을 약간 넣은 뒤 콩나물을 삶는 것이 지혜. 소금과 마늘은 콩나물의 비린내는 말끔히 제거하는 대신 특유의 상큼한 향은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두 재료를 넣으면 삶는 도중 뚜껑을 열어도 비린내가 생기지 않는다. 단 콩나물을 데칠 때 물의 온도는 100도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금은 물의 2% 정도 비율이 적당하다.
삶는 시간은 15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그 이상 오래 삶으면 영양소 파괴는 물론 줄기가 지나치게 질겨지거나 고소한 맛과 향을 잃기 쉽기 때문이다. 찌개나 국 종류는 15분, 겨자채나 샐러드, 무침용은 4∼5분이 적당하다. 끓이는 물의 양은 콩나물(내용물)의 3배(콩나물 100g당 물 300㏄)정도가 알맞다.
이 밖에 콩나물은 뿌리부분에 영양분이 많기 때문에 손질할 때 가능하면 뿌리를 제거하지 말고, 삶은 뒤에도 찬물에 헹구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영양과 풍미를 살리는 비결이다. 피자나 샐러드에 넣는다거나 육류 요리에 넣을 땐 각각 궁합에 맞게 드레싱이나 소스를 곁들여보자.
*재료 1인분 기준
■콩나물 크림수프 콩나물 100g, 감자 80g, 당근 50g, 양파 100g, 대파 20g, 버터 30g, 밀가루 20g, 우유 100g, 닭육수 100g/모든 재료를 곱게 채썰어 놓는다→콩나물은 간간한 소금물에 삶아 건져 놓는다→냄비에 버터를 두른 뒤 양파, 당근, 대파 흰부분, 콩나물을 차례로 넣고 볶다 밀가루를 넣고 계속 볶는다→콩나물 데친 물과 닭육수를 넣는다→믹서기에 간다음 채에 내린다→냄비에 넣고 끓이면서 우유와 생크림을 넣고 농도를 맞춘다→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콩나물 겨자채 콩나물 150g, 표고버섯 50g, 연겨자 50g, 소고기 50g, 마늘 30g, 당근 100g, 참기름 약간, 피망 50g, 깨소금·간장·설탕 약간/소고기는 채썰어 마늘, 깨소금, 설탕, 참기름, 간장 등을 넣어 간한 뒤 볶는다→표고버섯을 채썰어 같은 방식으로 간을 해 볶아 놓는다→나머지 야채를 채썰어 소금간을 하고 볶는다→모든 재료를 볶은 직후 식혀 선명한 색을 유지하도록 한다→콩나물을 삶은 다음 소금, 참기름으로 약하게 간한다→콩나물과 모든 재료를 접시에 가지런히 담고 겨자소스를 따로 낸다.
■콩나물 생크림 해물볶음 콩나물 200g, 설탕 5g, 모시조개 50g, 소금 2g , 생크림 100㏄, 버터 20g, 파슬리 2g, 당근 2g, 사과 반쪽 즙낸 것, 마늘즙 약간/콩나물을 데쳐 놓는다→모시조개를 끓는 소금물에 데친다→팬에 버터를 두르고 데친 콩나물을 볶다가 마늘즙, 사과즙, 모시조개를 생크림과 함께 넣고 졸인다→설탕과 소금으로 간한다→접시에 담은 다음 파슬리와 당근 잘게 썬 것을 곱게 위에 뿌려준다.
■콩나물 파스타 콩나물 100g, 스파게티면 80g, 풋고추 10g, 마늘 10g, 새우 30g, 올리브유 10㏄, 오징어 30g, 토마토소스 100㏄, 홍합 10g, 청경채 5g, 양파 20g, 붉은고추 15g, 소금·후추 약간/콩나물은 머리와 꼬리를 다듬어 놓는다→스파게티면은 끓는 물에 소금과 식용유를 넣어 12분 정도 삶는다→새우는 내장을 없애고 껍질을 벗기고 홍합은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오징어는 손질해 0.5㎝두께로 썬다→양파와 고추는 채썰고 청경채는 5㎝길이로 썬다→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넣고 타지 않게 볶다가 콩나물을 넣고 볶는다→새우와 오징어, 홍합을 넣고 볶는다→토마토 소스를 넣고 스파게티와 청경채를 넣고 볶다가 소금, 후추로 간한다.
■고추장소스 콩나물 피자 콩나물 100g, 피자 반죽 1개, 고추장소스 100g, 양파 30g, 청피망 20g, 당근 20g, 표고버섯 30g, 참기름 10㏄, 다진 마늘 5g/토마토소스에 고추장을 넣고 끓여 소스를 만든다→양파, 피망, 당근, 표고버섯은 얇게 썰어 프라이팬에서 볶는다→콩나물은 끓는 물에 소금과 마늘을 약간 넣고 데친다→피자반죽에 고추장소스를 얇게 펴 바른후 볶은 야채를 얹는다→콩나물을 마늘과 소금, 후추, 참기름으로 맛을 내 야채위에 올린다→피자 치즈를 얹어 230도 오븐에서 5분간 구워낸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