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힐튼호텔 프랑스식당 ‘시즌즈’ 조리팀은 요즘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처럼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 입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식 전문가들로부터 음식 품평을 받는 ‘맛의 페스티벌’이 코 앞에 닥쳤기 때문. 24, 25일 이틀간 디너를 겸해 열리는 ‘구어메 서클(Gourmet Circle)’이 그것이다.1년에 4번 계절이 바뀔 때마다 호텔측 주선으로 소집되는 구어메 서클은 이름 그대로 ‘구어메’(미식가를 뜻하는 프랑스어)들의 모임이다. 고정멤버는 주한 외국인 기업체의 CEO나 특급호텔 총지배인, 외교관, 음식평론가, 외식업체 임직원 등 500여명.
1995년 첫 행사를 가진 이후 18번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선 ‘봄 꽃’을 테마로 한 봄철 신메뉴들이 7가지 코스로 선보인다. 애피타이저는 상큼한 오이꽃에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송로버섯, 철갑상어알(캐비어) 크림을 곁들인 화이트 아스파라거스요리. 이어 형형색색의 파프리카에 담긴 진달래향 크림수프와 바닷가재 속살을 복주머니 모양의 춘권에 말아 튀긴 퓨전식 랍스터요리가 나온다. 개나리향을 가득 머금은 셔벗으로 입가심을 하고 나면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메인요리, 거위간(푸아그라)을 얹은 타조안심 구이를 시식할 차례. 저지방 고단백 음식으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타조고기는 다른 조류와 달리 소고기처럼 붉은 색을 띠고 육질도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이어 프랑스산 특선 생치즈들을 다양한 와인에 곁들여 맛본 뒤 바삭바삭한 과자로 감싼 망고 디저트와 커피를 들고 나면 장장 3시간여의 식사가 모두 끝난다. 시즌즈 관계자는 “행사에 소개되는 메뉴는 총지배인을 비롯해 호텔 주요 임직원을 대상으로 수차례의 사전 테스팅을 거친후 선정한 것”이라며 “음식을 사랑하는 맛의 달인들로부터 좋은 평가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어메서클 행사엔 회원 아닌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다. 참가비 9만8,000원.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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