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 기협중앙회장의 여당 입당을 둘러싼 논란으로 재계와 중소기업계가 불필요한 정치바람에 휘말리며 큰 후유증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기협 간부는 17일 한결같이 “270만 회원사를 거느린 중소기업중앙회 집행부가 한꺼번에 정치권에 들어가는 것은 중소기업계 전체를 선거열풍에 휩쓸리게 하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우려했다.중기협 서울지회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중소기업정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여당에 입당했다지만 선거결과는 모르는 것”이라며 “박회의장의 잘못된 처신으로 정치구도가 바뀔 때마다 중소기업계와 조합중앙회가 휘청거리게 됐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섬유조합의 한 인사도 “연간 30억원의 국고지원을 받고 국정감사를 받는 기관의 장이 현직을 유지한 채 여당에 들어가는 것은 명백히 문제”라며 설령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기업과 기업인이 정치바람에 휩싸이는 것 자체가 우리 경제에 역효과”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나 전국경제인연합회 등도 박 회장이 현직을 유지한 채 입당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경총의 관계자는 “회장이 사퇴를 하고 개인자격으로 입당하면 몰라도 부회장 등 집행부가 몽땅 입당하면 조합이 완전히 당의 산하기구나 조직이 되는 것 아니냐”며 “경제단체는 중립을 지키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기협의 또다른 간부는 “박회장의 여당입당설과 국회의원 출마설은 그동안에 기정사실화 했으며 조합법 등 관련 법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며 “개인 기업인이나 경제단체장이 자신의 이념과 정책에 공감하는 정당에 입당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도 이날 “사실 중소기업계는 친여당 조직이었으며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모두 정부·여당에서 나온다”며 “회장직을 갖고 입당하는 것이 중소기업에 더 혜택이 가고 지원정책을 만드는데 효율적이기 때문”이라며 회장직 사퇴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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