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기아를 추월하고 2년 연속 플레이오프 2회전 진출을 달성했다.지난 시즌 기아벽에 막혀 플레이오프 준결승에서 탈락했던 수원 삼성은 15일 부산에서 열린 99-2000 애니콜배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회전 기아와의 4차전에서 게리 헌터(33점)와 이창수(15점)의 대활약에 힘입어 108-89로 대승하고 종합전적 3승1패로 지난해 빚을 되갚았다.
삼성은 이로써 18일부터 청주에서 SK와 5전3선승제로 2회전을 치르게 됐다.
삼성의 매치업이 멋지게 성공을 거둔 한판이었다. 진통제를 맞으며 투혼을 발휘한 김영만(15점)을 막지못해 고심하던 삼성은 2쿼터부터 빠르고 유연한 헌터를 김영만의 매치업으로 활용하는 승부수를 띄우고 전기를 마련했다.
사실 이 작전은 모험이었다. 체력이 약한 헌터가 김영만을 수비하게 되면 체력소모가 훨씬 더해 후반 주득점원으로서의 역할을 못하게 될수도 있기때문.
하지만 헌터는 김영만을 2쿼터 4점, 3쿼터 4점, 4쿼터 1점으로 묶는 투혼을 발휘했고 공격에서도 4쿼터에 혼자 12득점, 3스틸을 기록하며 완벽하게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은 기아의 낙승이 예상됐다. 1쿼터를 26-28로 뒤졌으나 2쿼터 시작하자마자 5분동안 삼성을 무득점으로 막는 등 조직력을 앞세워 45-34로 리드한 것.
하지만 삼성은 여기서 이창수 카드를 활용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이창수는 투입되자 마자 활개치던 존 와센버그(17점)를 후반 2득점으로 꽁꽁 묶고도 15득점, 1블록슛, 2스틸을 해내며 경기의 흐름을 삼성쪽으로 돌려놨다.
그러자 이날 승리의 주역 헌터가 77-73으로 앞선채 맞이한 4쿼터 초반 내리 9득점, 91-75로 점수를 벌려 기아의 추격의지를 한번에 꺾어 버렸다.
삼성은 이후 지공으로 나왔고 체력이 떨어진 기아는 상대의 승리를 축하해주는 것외에 별 도리가 없었다.
△김동광 삼성감독=김영만을 막은 것이 주효했다. 어려운 상대인 기아를 물리쳐 기쁘다. SK는 기아보다는 쉬운 상대라고 생각한다.
△박수교 기아감독=헌터를 막지못한 것이 패인이다. 2쿼터 점수를 벌리지 못했고 4쿼터 선수들이 체력이 떨어졌다. 내년을 기약하겠다.
부산=이범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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