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분야권력 구조 문제에서부터 각당의 입장이 갈려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제인지 내각제인지 명시하지 않았다. 총선 후 정계개편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다중포석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제왕적 대통령제’ 견제에 주안점을 두었다. 국무위원 탄핵 대상 및 인사 청문회 대상 확대, 특별 검사제 상설화 등이 그것이다. 이는 광범위한 국회 권능 강화로 이어진다.
자민련은 범국가적 차원의 내각제 추진위 구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국당은 ‘1인지배 보스 정당체제 극복’ 등 당내 민주화에 포인트를 두었다.
개혁 입법에 관해선 각당 간에 이렇다 할 변별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명칭은 조금씩 다르나 인권법, 통신비밀 보호법, 부정부패 방지법, 공직자 윤리법, 자금세탁 방지법 등의 제·개정이 줄기다.
다만, 한나라당은 불법 도·감청 남용 및 불법 계좌추적 근절책 마련에 포인트를 두었다. 유권자들이 실생활에 어필할 수 있는 아이템이란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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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으로 본 4당 친소관계
■통일·외교·안보
각당의 출발점이 다른만큼 공약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북관계에서 민주당은 포용정책 추진을 일관된 대전제로 삼고 있다.
그러다보니 남북철도 및 도로망 건선, 직항로 증설, 북의 사회 간접자본 확충, 이산가족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회담 추진, 한민족 네트워크 구축, 동북아 경제 협력체 구성 등을 주 메뉴로 제시했다.
민주당의 공약은 안보보다는 통일·외교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햇볕정책’을 대북 정책의 기조로 삼고 있는 현정권 입장에서 보자면 국방정책은 남북문제를 풀어가는 해결책이 되지 못한 탓이다. 이는 미상불 현실 안보정책을 도외시했다는 비판과 맞닿아 있다.
한나라당은 국회내 대북경협 및 투자·지원물자 심의 위원회 설치, 대북 지원 및 협력 사업에 소요되는 재원이 국가부담으로 직결될 경우나 500만 달러 이상 대북지원 및 투자시 국회 사전 승인 획득, 한미행정협정(SOFA) 등 한미간 불평등 문제 해결 등을 제시했다.
현 정권의 ‘햇볕정책’ 자체를 문제삼는 한나라당으로선 포괄적 개념의 공약보다는 개개사안을 문제삼는 접근법을 택했다. 그래서 큰 틀의 전략적 안보개념 제시에는 미흡했다는 평가다.
이에 반해 자민련은 국가보안법 개정반대, 방위산업 육성기금 매년 50억원 추가 조성, 800km이상 사거리 미사일 개발, 평화적 핵주권 확보 등의 공약을 통해 ‘색깔 차별화’를 시도했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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