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로, 주식으로… 정치권과 기업에 환경친화적 정책을 취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환경단체들의 전략이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에선‘참 환경연대’가 발족, 처음으로 선거에서 환경문제를 이슈화하는가 하면 해외에선 그린피스가 다국적 기업의 주식을 매수, 환경사업을 펼치도록 압력을 가하고 나섰다.◇ 환경전문가들을 망라한 본격적인 선거감시 조직이 발족, 4·13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과 후보들의 환경문제에 대한 평가작업을 벌이고 있다.
4일 출범한‘참 환경연대’는 대다수 정치인의 환경자질이 낙제점에 가깝다며 이번 총선에서 각 후보자의 친환경성 여부를 가려 유권자들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교수와 전문가 100여명으로 구성된 환경연대는 최근 1차로 10명의 환경정치인 명단을 공개했다.
환경운동연합도 정부가 동강댐 공동조사결과 발표를 총선이후로 미룰경우 여권후보에 대한 낙선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동강댐 건설문제와 관련한 민관합동공동조사단의 조사결과 공개가 총선이후로 늦춰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측은 자료공개가 총선이후로 미뤄질 경우 범여권후보 낙선운동을 강도높게 벌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환경연합은 8일 국립공원관리공단 공문을 입수해 환경부장관이 최근 새만금 간척사업을 위해 국립공원에서의 채석작업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폭로해 총선에서 이 문제를 쟁점화했다. 이같은 환경부의 입장은 1998년 5월말 새만금간척지 인근 변산반도국립공원에서의 채석작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농림부에 요청한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기존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것이다.
이같은 폭로에 따라 15일에는 부안군 등 현지주민들이 간척사업을 반대하기 위한 1,000인 선언식을 갖고 환경운동연합이 100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키로 하는 등 전북일대에서 새만금간척지 공사문제가 선거쟁점화하고 있다.
◇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가 그동안 이용하던 고무뗏목, 젖은 옷, 수갑 등을 버리고 공해 배출 회사의 주식을 매입해 환경친화적인 사업을 벌이도록 압력을 넣는 새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그린피스는 15일 네델란드 암스텔담에서 세계 최대 석유회사들 가운데 하나인 로열 더치/셸 그룹의 주식 4,400주(25만유로, 24만달러)를 매수하여 대규모 태양집열판 생산공장을 건설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린피스는 지금까지 공해상에서 유독 물질을 실은 화물선의 항해를 방해하거나 공해 배출 산업공장 문에 스스로 자기 손을 묶는 등의 거친 실력 행사를 벌여왔다. 이제는‘투자’를 통해 공해 배출 회사에게 압력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산더 반 에그몬트 그린피스 대변인은“공해 회사들이 스스로 방향을 바꾸도록 해야 한다”며 “주식 소유가 경영진에 영향을 행사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린피스가 셀 주식을 매수한 목적은 5월9일 주주총회에서 셸 그룹이 연간 500만개의 태양집열판을 생산하는 공장을 세우도록 하는 제안을 다른 주주들이 지지하도록 하기 위한 것. 그린피스는 셸이 태양 에너지 분야 투자로 15%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다.
셸 그룹측도“그린피스의 투자를 환영하며 주총에서 그들의 활동을 밝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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