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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火葬 시설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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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火葬 시설부족

입력
2000.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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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을 이끌었던 고(故) 최종현(崔鍾賢)회장이 1998년 자신을 화장(火葬)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타계해 잔잔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최근 사회 지도층은 물론 사회·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화장 유언남기기 운동이 확산되면서 장례문화가 매장중심에서 화장으로 전환되고 있다.서울의 경우 올 화장률이 사상 최초로 50%를 넘어섰으며 인천과 경기의 화장률도 40%선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화장시설은 턱없이 부족해 정부의 화장장려캠페인이 ‘구두선(口頭禪)’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설 현황

수도권에는 벽제 수원 부평 성남 등 4곳의 화장장이 가동중이다. 하루 전체 처리능력은 123구. 그러나 이들 화장 시설은 대부분 시설이 낙후돼 있으며, 특히 지난해부터 화장률이 증가 추세를 보여 현재의 시설 규모로는 화장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의 경우 올들어 1일 평균 사망자 103중 56명이 화장을 했으며 경기지역은 1일 평균 36명, 인천은 21명이 각각 화장했다. 산술적으로 수도권 화장장은 매일 빠듯하게 수요를 충족하고 있으나 실제로 이용자들은 장시간 대기하는 등 불편이 크다. 시설 규모는 1일 123구이지만 대부분의 화장은 오후 2시이전에 마치기 때문에 실제 처리 능력은 80-90구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하루 20여구를 처리할 수 있는 성남 화장장에는 한때 무려 80여구가 몰려 일부는 다른 화장장으로 급히 옮기는 등 장례가 지연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화장장에 비해 납골 시설은 다소 여유가 있다. 수도권에서 운영중인 납골시설은 성남 납골당 등 모두 6곳. 3만7,000여기를 봉안할 수 있으며 현재 안치율은 22%(7,700기)에 이른다. 또 공사중인 수원 공설납골당 등 5개소가 완공되면 수용능력이 24만3,000기 늘어난다.

■지원책 및 확장 계획

보건복지부와 각 자치단체는 장의 및 장묘문화 개선을 위해 융자금을 지원하는 등 각종 지원책을 마련, 장묘 시설이 확대되고 있으며 자치단체의 시범사업도 활발하다.

경기 안양시는 전국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말 시청내에 서범 가족납골묘를 조성하고 장묘문화 개혁에 나섰다. 지난해 말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문을 연 장례식장 ‘효성원’은 넓은 정원과 조형물이 어우러져 문화센터를 연상할 정도이며 6월 착공할 인천시립화장장 역시 건물 안팎을 ‘호텔’ 수준으로 설계했다.

현재 진행중인 수도권 4개 화장장의 증설공사가 마무리되면 1일 처리 능력은 200여구로 늘게 된다. 그러나 급증하는 화장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생활개혁실천범국민협의회가 최근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61.4%가 화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화장 불가피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시설확충은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장묘문화 개선추세...서울 화장률 50%넘어

전국의 묘지 면적(1998년 기준)은 982㎢. 여의도면적(8.35㎢)의 100배를 넘는다. 또 매년 여의도면적 만큼의 묘지가 늘어나 비좁은 국토가 묘지에‘잠식’ 당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묘지면적은 277㎢로 수원시와 성남시 전체면적(264㎢)을 합한 것보다 더 넓다.

이런 가운데 최근들어 화장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화장률과 납골시설 이용율이 높아져 국토 잠식 우려를 다소나마 덜고 있다.

서울의 올 화장률은 사상 최초로 50%를 넘어섰다. 서울시는 최근 1998년 이전까지 30% 안팎에 머물렀던 화장률이 지난해 43%로 증가한데 이어 올 1, 2월은 하루 평균 사망자 103명중 56명이 화장을 해 화장률이 54.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의 화장률도 증가 추세다. 경기도 화장률은 1995년 28.3%에 불과했으나 1998년 34.2%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는 35.7%로 증가했다. 전국 평균 화장률 역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도권에 비해서는 저조하다. 1993년까지 20%를 밑돌던 화장률이 1995년 22%로 증가했으며 1998년은 27.8%를 기록했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화장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묘지난, 값비싼 장례비용 등 경제적인 요인보다는 사회지도층의 잇따른 화장유언과 시민단체의 캠페인에 힘입어 화장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부유층과 사회지도층의 호화 분묘는 범국민적으로 확산되고있는 화장문화 개선운동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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