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측 "서명무효" MK측 "명예회장 뜻따라"‘노정익 현대캐피탈 부사장이 현대증권 사장으로 내정된 진짜 이유는?’
현대가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을 고려산업개발 회장으로, 노정익현대캐피탈 부사장을 현대증권 사장으로 내정한 것을 둘러싸고 갖가지 해석들이 쏟아져나와 그룹이 온종일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노부사장의 현대증권사장 내정은 현대그룹 인사관행상 아주 파격적이다. 현대증권 사장은 현대그룹의 금융부문을 사실상 총괄하는 자리다.
현대그룹 고위관계자는 15일 “노부사장의 현대증권사장 내정과 관련, 증권가를 중심으로 정몽구 회장과 정몽헌 회장간의 불화설이 나돌고 있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부사장의 발탁은 전반적으로 침체돼있는 그룹의 분위기를 쇄신시키고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이익치회장을 그대로 현대증권 회장직에 둘 경우 현대그룹 주가 회복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경영진 교체를 추진하게 됐다는 것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노부사장과 이병규 금강개발산업 사장, 김재수 구조조정본부장,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 등을 놓고 고민하다 가장 젊고 금융통으로 인정받고 있는 노사장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회장이 아직 후계구도가 정리되지 않은 금융부문을 차지하기 위해 이계안 현대자동차사장과 구조조정본부에서 호흡을 같이 했던 노부사장을 증권 사장으로 보내기 위해 정명예회장에게 적극 천거했다는 것이다.
특히 노부사장의 이동설에 대해 현대증권이 강하게 부인하면서 두 형제간 갈등설이 증폭됐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정몽헌회장이 이번 인사내용에 대해 아직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자동차 쪽에서 인사 내용이 흘러나온 것으로 보아 정몽구회장 측의 입김이 작용한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현대는 자동차(정몽구) 건설(정몽헌) 전자(정몽헌) 등 3개 소그룹의 후계자가 가려졌고 중공업은 정몽준 의원의 몫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부문은 ‘전문경영인체제’만 표방했을 뿐 정명예회장 자녀 가운데 누구를 최대주주로 할지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현대는 2003년까지 그룹분할을 완료할 계획이며 금융부문의 경영주체나 경영방식을 논의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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