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 우리사주, 창업지원….’어느 대기업이나 일부 잘나가는 벤처기업 얘기가 아닌 서울시내 평범한 식당의 운영방식이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인근의 한우쇠고기 전문점 ‘한국관’과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국수 전문점 ‘기조암’이 그 곳. 두 식당 모두 단골손님만 각 2,000여명에 이를만큼 성업 중이다.
‘한국관’은 매년 종업원 4명씩을 일본에, ‘기조암’역시 일년에 한두차례 7~8명씩 외국에 내보낸다. ‘기조암’ 김종선(48)사장은 “서비스 선진국의 식당문화를 직접 체험한 종업원들은 일도 배우지만 무엇보다 전문직업인으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지니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관’은 또 종업원들에게 ‘우리사주제’ 형식으로 이익금을 배분하고 조리사학원 등록비 등 자기계발비도 지원한다. 게다가 20여명의 종업원들을 영업부와 조리부로 나눠 평직원부터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까지 직급을 부여, 일반 기업형태로 운영한다.
제일은행에서 19년간 근무한 ‘한국관’의 유효희49)사장은 “이직률이 높고 자칫 열등감에 사로잡히기 쉬운 종업원들이 자부심과 소속감을 갖게 되면서 스스로 직책연구까지 하고있다”면서 “우리 음식점에서 일을 배운 직원 2명이 지난해 서울과 분당에서 독립할 때‘창업지원’을 해준 일이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기조암’도 강사를 초빙해 서비스강좌, 취미 강좌를 여는 등 직원 재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사장과 종업원이 대등하게 참여하는 토론과 분임토의도 수시로 열린다. 나아가 ‘벤치마킹’을 위해 종업원이 다른 유명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면 영수증 처리까지 해주고 있다.
이런 ‘종업원 제일주의’로 인해 1991년 문을 연 ‘기조암’의 경우 지금까지 근속 중인 직원이 5명, 7-8년된 직원이 4명에 이른다. 이직이 보통인 요식업계에서는 대단히 이례적인 장기근무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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