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방사광가속기가 첨단과학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동 포항공대 뒷편 대지 6만5,000여평에 자리잡은 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소장·배석희 裵碩喜)에는 2-3층 건물 높이의 방사광가속기가 6개 부속건물에 에워싸인 채 우뚝 서 있다.
포항제철이 864억원, 정부가 596억원 등 총1,500억여원을 투입해 95년 9월부터 본격가동에 들어간 방사광가속기는 세계 4번째 첨단과학시설이다. 물론 국내에서는 유일하다.
방사광가속기란 광속으로 가속된 전자빔이 원형궤도를 따라 회전하면서 그 진로가 바꿜때 접선방향으로 매우 강력한 빛을 만들어내는 장치. 광통신기술, 첨단 전자부품개발은 물론 생명공학연구에도 필수적인 시설이다.
방사광가속기가 가동을 시작한 이후 이곳은 국내 첨단과학 연구를 견인하는 세계적인 연구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2,243명의 국내외 과학자들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모두 512건의 첨단응용과학분야의 과제를 연구,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선진국 대열로 끌어올리고 있다. 연구소 개소 이후 지난해말까지 이곳은 찾은 사람들만도 5만명이 넘는다.
포철은 해를 거듭할수록 연구신청자가 늘어 현재 가동되고 있는 13기의 빔라인을 증설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올해부터는 마이크로빔을 이용한 복합다체계물질을 비롯한 생체세포막구조연구 등에 이용할 수 있는 빔라인 8기를 더 늘이겠다는 것이다.
연구성과도 눈부시다. LG반도체와 포항공대가 96년 10월 가속기를 이용, 세계최초로 4기가D램용 회로패턴을 제작했고, 지난해에는 C형 간염바이러스 분자구조가 가속기를 통해 규명됐다. 물리, 화학을 비롯한 생명공학분야에서도 차세대 신기술 20여종을 연구·개발해 내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98년 포항공대와 가속기연구소가 공동개발한 초소형 기계부품도 가속기가 없었다면 개발이 불가능했다”며 “가속기의 활용도를 더욱 높여 한국첨단과학을 세계최고수준으로 높이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이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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