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이버 거래에는 어느 나라의 법이 적용돼야 하는가.’최근 프랑스 경매중개인 협회가 미국의 사이버경매 전문 인터넷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세금 소송을 계기로 사이버 세계의 국경과 법률적용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400년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의 서화 및 유명 미술품 경매 중개인 협회는 최근 르느와르의 작품이 포함된 18세기 미술품을 경매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사이버 경매회사 ‘나트닷컴(Nart.com)’이 거래세·부가세를 내지 않았다 이 회사를 프랑스 법원에 소했다.
경매가 프랑스 내에서 열렸 경매개최사실도 프랑스 언론을 통해 보도된데다 광 도 프랑스 국내에서 이루어진 만큼 경매거래도 프랑스 법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소 요지다.
프랑스 경매절차법에 따르면 경매거래를 주선한 사람은 거래세와 함께 20.6%의 부가가치세를 내도록 돼있다. 나트닷컴사가 경매를 성사시켰으니 세금을 내라는 주장이다.
나트닷컴은 지난 해 11월 열린 사이버 경매에서 15개국에서 참가한 구매자들에게 미술품등을 경매한 바 있다.
나트닷컴측은 그러나“미국에서 설립된 주식회사로 경매를 중개한 컴퓨터도 미국에 있었 거래금액은 미 달러로 표시됐으며 경매대금도 미국 은행계좌에 달러로 입금된 만큼 프랑스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 있다. 즉 미국회사의 상거래행위이므로 미국법에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소장을 접수한 프랑스법원은 이례적으로 인터넷 관련 소송 전문가 3명으로 이뤄진 재판부를 구성, 심리에 착수했다. 재판부는 지난 주 소인과 피 소인측을 각각 소환, 입장청취를 마친 상태다.
경매중개인협회측은 법원에서 나트닷컴사의 프랑스지사가 파리에 있 미술품들이 파리에서 전시됐기 때문에 프랑스인들이 경매에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주장했다.
프랑스인이 참가할 수 있는 경매 거래에서 세금을 징수하지 않으면 ‘조세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5월 3일로 선 가 예정된 이 재판은 국경을 넘나드는 인터넷 상거래와 사이버공간에 대한 첫 판례가 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파리=이창민특파원
cm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