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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바둑 6인 금주 대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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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바둑 6인 금주 대격돌

입력
2000.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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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바둑의 당대 최고수는 누구인가.’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소문난 싸움꾼들이 이번 주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대결을 잇따라 펼친다. 현란한 검법으로 한국의 무림을 초토화시킨 ‘반상의 철녀’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은 15일 ‘불사조’서봉수 9단과 일합을 겨루고, ‘세계 최고의 공격수’유창혁 9단은 이튿날인 16일 386세대의 돌풍을 선도하고 있는 최규병 9단과 입신(入神·9단의 별칭) 최강자를 가리기 위한 진검승부를 펼친다. 이어 17일에는 ‘속력행마의 달인’조훈현 9단이 ‘신예 최고의 싸움꾼’ 이성재 5단을 상대로 패왕전에서 벼랑끝 탈출을 시도한다. 바둑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세 대국의 전망과 관전포인트를 소개한다.

루이나이웨이 vs 서봉수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싸워본 적이 없는 ‘철혈여제’루이 9단과 ‘야전사령관’서봉수 9단이 인터넷 솔루션 업체 ㈜넥스터가 주관하는 특별대국에서 운명의 조우를 한다. 15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이번 대국은 변화무쌍한 공격전법으로 가운데 이창호 유창혁 조훈현 등 한국바둑의 최고수들을 연파한 루이 9단이 사실상 ‘신 4인방’반열에 진입할 것인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길목이다. 전투의 응용력과 임기응변에 강한 서 9단의 국산 ‘된장바둑’이 과연 루이의 예봉을 꺾고 한국바둑의 자존심을 지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루이 9단의 파상적인 검법과 서 9단의 현란한 창날이 숨막히는 긴장감을 예고하고 있다.

유창혁 vs 최규병 ‘입신’의 경지에 오른 9단만이 참여하는 제1회 맥심배 입신연승최강전 결승3국(16일 바둑TV스튜디오) 역시 ‘비4인방’ 기사의 타이틀 보유 여부가 주목되는 대국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최규병 9단. 올해초 기성전 도전자로 나서 이창호 9단에게 먼저 1승을 거두며 선전했던 최 9단은 이번 대회 결선에서 강훈 9단과 루이 9단의 남편인 장주주(江鑄久) 9단을 연파, 최종 결승에 올라 난적 유창혁 9단과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역대전적 6승18패의 압도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승전 2국까진 우열을 가리기 힘든 호각지세를 보이고 있다. 1국에선 최 9단이 257수만에 백 5집반승을 거뒀으나 2국에선 유 9단이 262수만에 백 4집반승.

조훈현 vs 이성재 한국 바둑계는 지난 11년 동안 메이저급 타이틀 우승자 명단에 조훈현 이창호 서봉수 유창혁 등 이른바 ‘4인방’외엔 아무도 이름을 올려놓지 못했다. 최근 루이나이웨이 9단의 국수전 우승으로 그 전통이 깨지긴 했지만, 국내파 ‘비4인방’기사에 의한 타이틀쟁취는 아직 유례가 없다. 조 9단과 이 5단이 맞붙는 제34기 패왕전 도전3번기 제2국(17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은 순수 국내파 신인에 의한 세대교체가 예고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9일 열렸던 제1국은 조 9단의 완패. ‘바둑황제’라는 별칭에 걸맞지 않게 내용 면에서 단 한 차례의 역전 기회도 잡아보지 못한 졸전이었다. 더욱이 조 9단은 루이 9단에게 국수위를 빼앗긴 뒤 KBS바둑왕전에선 여류신예 박지은 2단에게 참패를 당하는 등 최근 극도의 슬럼프에 빠져 있다.

이른바 ‘조(조남철) 패밀리’의 막내(조치훈 9단의 조카)로 날카로우면서도 세련된 공격이 주무기인 이 5단은 올들어 8승2패의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조 9단과의 역대 전적도 5승6패로 신예 중에선 가장 승률이 높은 편. 지난번 33기 패왕전(결승5번기)에서도 조 9단에 도전, 먼저 2연승을 거둔 뒤 3연패했던 그는 이번만큼은 명가의 후예다운 패기로 ‘신화’를 창조하겠다는 각오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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