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를 염두에 둔 장기투자’에 철저한 외국인들은 중소기업보다 대그룹 계열사의 주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관투자가와 개인등 국내 투자자들은 대기업의 주식을 외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13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들어 지난 10일까지 주식시장에서 삼성, SK, LG, 현대 등 국내 10대그룹 계열사의 상장주식 4조9,21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조사기간 동안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4조1,800억원. 결국 외국인들은 10대그룹 계열사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기타법인 주식 7,410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셈이다.
그룹별 외국인 순매수 규모를 보면 삼성이 3조684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현대(1조1,773억원), LG(3,419억원), SK(3,262억원), 롯데(147억원), 한화(138억원), 대우(19억원) 순이었다.
반면 국내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은 10대그룹 계열사의 주식 4조8,456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동안 기관·개인의 순매수 규모(4조7,794억원) 대비 10대그룹 순매도비중은 101.4%를 기록해, 국내투자자들은 10대그룹의 주식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투자자들의 외면에도 불구, 10대그룹 계열사의 주가는 외국인들의 꾸준한 순매수에 힙입어 상대적으로 덜 하락했다. 거래소 전체 시가총액은 연초대비 12.21% 감소했으나, 10대그룹은 12억2,800만원 감소한 162억4,938억원으로 7.03% 줄어드는 데 그쳤다.
증권거래소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구조조정을 거친 10대그룹의 영업실적이 대폭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분석했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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